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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롬실루엣 Feb 04. 2021

언행불일치

임경선 <곁에 남아 있는 사람>

슬픈 날은 지나가고 계절은 또 새로이 아름답게 돌아올 것이다. 당분간은 그립겠지만 조금 더 자유로울 것이다. 힘든 순간이 찾아와도 일상의 루틴을 지킨다면 곧 괜찮아지리라. 평정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상을 규칙적으로 사는 것임을 배우지 않았던가. 나는 괜찮을 것이다. 그런데 왜 온몸에서 힘이 다 빠져버리는 것일까.

- 본문 중




머리와 마음이 좀처럼 맞지 않을 때가 있다. 느슨해진 이성의 끈을 다시 잡으며 생각보다 괜찮은 결말을 그려본다. 눈치 없는 마음은 괜찮은 결말을 벗어나 아픈 곳을 끊임없이 쑤신다. 모든 아픔이 아주 잠깐만 아프고 지나가면 좋겠지만, 참 길게도 간다.


머리와 맞지 않는 마음을 꽁꽁 숨기는 하루가 있다. 사람들에겐 별일도 아니라는 표정을 지으며 일상을 원래대로 아니 평소보다 더 열심히 살아보았지만, 현관문을 닫는 동시에 마음은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을 와르르 쏟아낸다.


마음은 그런 걸 진짜 못한다.

비워내는 것, 괜찮은 결말을 그려내는 것,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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