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 걷기 7.] 그냥 다른 거야

by 웃는샘 이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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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랑 좀 다르게 산다고……

아이를 좀 다르게 키운다고……

좀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진다고……

틀렸다 말하며 뒷담화하는 사람들은

자존감이 참 낮은 자들이다.

그래서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명작동화 ‘미운 아기 오리’를 보면 주인공은 자신의 무리와 다르게 생겼다고 못생긴 취급을 당한다. 뭔가 크게 잘못된 것 마냥 비판을 받는다. 구성원 대부분의 생각과 행동이 자신의 옳고 그름의 기준이 되고, 그 기준에 맞지 않아 그 무리에서 외톨이가 된 것이다. 배우 전지현이 난쟁이들이 사는 세계로 간다면 분명 이런 소리를 들을 거다.


‘쟤는 왜 저리 키가 커? 징그럽게.’


‘어머, 몬스터 같아. 무서워.’


이런 극단적인 예 말고도, 우리는 심심치 않게 주변에서 미운 아기 오리가 된다. 교실에서 모든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있다. 한 아이가 책을 읽는다. 누군가는 이렇게 수근 댄다.


“어머, 저 아이 뭐야? 이상 한대? 친구가 없나 봐. 사회성이 모자라나? 놀 때는 놀아야지.”


책 읽는 게 그 아이에게는 놀이일 수 있는데, 자기들 마음대로 기준을 정해 미운 사람 취급을 한다.



난 노는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노는 게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를 뿐이다. 우선, 나는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 나에게 놀이란 그저 컴퓨터로 문서작성? 뭐 이런 거 하는 것이다. 아니면 아이들 공부 가르쳐주는 일이나, 오은영 박사님이 나오는 육아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게 고작이다. 시간을 내어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싫지는 않지만 좋아하지도 않는다. 스터디 모임 이외에는 약속을 먼저 잡는 일이 손꼽을 정도다. 여행도 그렇게 즐기지 않는다. 불편하게 씻고, 내 침대가 아닌 곳에서 자는 게 부담스러운지 여행을 가도 거의 당일치기이다. 당연히 해외여행 경험도 별로 없다. 그래서 요즘에는 코로나 핑계로 더더욱 당당한 집순이가 되었다.

이런 날 보고

‘제대로 놀 줄 모르는 어른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후회하게 될 거라고도 했다.



육아에 있어서도 부모의 생각이 많이 반영된다. 그 부모의 생각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을 테고, 결국 아이는 다른 양육방식으로 자란다. 지인 중에 영어를 참 잘하고 좋아하는 선생님이 계신다. 그분은 집에서 아이와 영어로 대화하고, 책도 영어로 읽어 주신다. 3살도 안 된 아기인데도 말이다. ‘외국어보다는 한국어가 먼저’라고 생각한 나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아이를 키운다. 그런데 그게 뭐가 문제인가? 사랑으로 키운다는 본질만 변하지 않으면 될 뿐, 각기 다른 사람이 같은 양육방법을 따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암튼 그 선생님은 주변 맘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는다고 했다. “별나게 키운다.”, “나중에 한국어도, 영어도 다 못할걸.”, “영어에 뭐 그리 오버하지?” 등의 말들에 속상해했다.


좀 이해가 안 된다. 그냥 각자 자신의 방법으로 잘 키우면 되는 건데.



사람은 모두 다르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야.’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듣고 살지만 정작 사회에서는 어른이든, 아이든 자신의 무리에서 미운 아기오리를 만들어 낸다.


한 무리 속 사람들이 10명이든, 20명이든, 30명이든, 그들 모두 제각각이다. 외모뿐 아니라,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무서워하는 일, 싫어하는 일 등이 모두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목소리 큰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가리키며 이상하다 말한다. 그리고 그게 곧 사실처럼 되어버린다.



그게 참 별로다.


그동안 나는 미운 오리가 될까 봐 눈치 보며 살았었고,

내 아이가 미운 오리가 될까 봐 대다수의 아이를 기준으로 키웠다.

그리고 우리 반 교실에서 미운 오리를 찾아 다른 오리들처럼 보이게 하는 게 내 일이라 생각했다.


아니다.


우리 반 미운 오리의 특별함을 찾아주는 게 내 일이었고,

우리 집 미운 오리에게 맞는 사랑을 표현해야 했다.

그리고 나 또한 행복한 미운 오리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우리 모두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남들을 존중해 줘야 한다.


만약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하여 그 보상심리로 남을 헐뜯는 것이라면, 먼저 자신을 좋아해 보는 건 어떨지. 남들과 다른 특별함을 내 속에서 찾아 보듬어주고 빛나게끔 닦아주어라. 그럼 얼마나 사랑스러울까?


이렇게 우리는 자발적 미운 오리 새끼가 되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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