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을 찾기 위한 여섯 번째 이야기
오늘도 프레르와 로띠는 밤을 지새우고 있다. 각자 자기 마을에 사는 이들에게 이벤트에 관한 편지를 쓰면서 말이다. 얼마나 많이 적었는지, 이제는 생각도 하지 않고 기계처럼 문장을 적어 나간다.
해삐스 & 오니스 마을의 보물찾기 이벤트!
당신의 길에서 벗어나 조금 다른 길로 가보세요.
그곳에 당신에게 줄 선물이 숨겨져 있어요.
그 선물을 찾게 되는 분께는 멋진 란타나 꽃을 상품으로 드립니다.
당신의 친구가 되고 싶은 프레르와 로띠가
프레르가 붓펜을 놓고서 로띠에게 말했다.
“로띠, 잠시 쉬었다 하죠.”
로띠도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얼른 펜을 놓고 기지개를 켰다.
“프레르! 그런데, 우리 이 편지를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그들의 집에 다 들리지는 못할 것 같은데 말이야.”
프레르가 생각해 둔 게 있는지 여유롭게 웃으며 대답했다.
“당신이 만든 그 길 위에 놓으면 돼요. 그들은 절대 그 길을 벗어나는 일이 없잖아요. 그러니 이 편지를 그 길목에 놓아두면 지나치는 일은 없을 거예요.”
로띠는 자신이 만든 길에 편지들을 올려놓을 생각을 하니 웃음이 절로 났다.
“좋은 생각이네. 우리 빨리 이 편지쓰기나 마무리하자고.”
둘은 다시 편지쓰기에 집중했다.
그러다가 프레르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걱정스런 눈으로 로띠를 봐라봤다.
그리고 로띠가 그런 프레르의 눈을 보았다.
“왜 그러나? 프레르? 무슨 걱정이 있는 거야?”
“아뇨. 갑자기 든 생각인데……, 모두가 선물을 찾지 못하면 어떻게 되지요? 그냥, 생각해 보니 못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로띠는 살며시 웃었다.
“괜찮네. 프레르. 당연히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말이야. 우린…… 그 선물을 이미 찾았지 않나? 나는 단 한 명이라도 그 『친구라는 선물』, 『함께한다는 것의 행복』을 찾아서 느낄 수만 있다면 이 이벤트는 성공이라고 생각하네. 그리고 그 단 한 명에 벌써 우리가 들어있다는 것. 그러니 이렇게 이벤트를 시작하게 된 것만도 성공이라네.”
맞다. 프레르와 로띠는 이렇게 함께 이벤트를 준비하며 너무 행복했다.
이벤트가 열리는 일주일 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일주일간의 이벤트 이야기
아뽀로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요즘 퇴근하는 시간이 되면 너무 설레인다. 로띠가 만들어 준 반딧불이 길 덕분에 햇살을 못 받는 아쉬움은 잊어버린지 오래 되었다. 뿐만 아니라, 라이뜨와의 수다는 햇님의 마지막 편지를 받을 때만큼이나 즐겁기도 했다.
오늘도 아뽀로는 라이뜨를 만나게 된다는 생각에 들뜬 채 숲속 오솔길로 걸어갔다. 그리고 늘 그렇듯, 라이뜨가 인사를 건냈다.
“아뽀로! 오늘도 이렇게 어두울 때 퇴근하는군. 참 수고 많았어. 안 그래도 자네를 기다리고 있었어. ”
아뽀로는 밝아진 오솔길을 라이뜨와 함께 걸어갔다. 그러면서 물어보았다.
“무슨 일이길래 나를 기다렸어? 늘 이 시간, 이곳을 걸어가는 나를 굳이 기다릴 만큼 중요한 일이 있었던 거야? ”
“응. 중요한 일인 것 같아. 우리 마을에서 작은 이벤트가 열린다고 하는군.”
“이벤트라고?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던 마을인데……. 자세히 말 해봐. 무슨 이벤트고, 누가 하며, 또……, 어떤 내용인지…….”
라이뜨는 마침 길에 놓여 있는 편지를 입에 물어 아뽀로에게 건내주었다.
“진정하게. 아뽀로. 나도 잘 모르겠어. 편지를 읽어 보았는데도 말이야. 우선 이걸 읽어보고 이야기하지.”
아뽀로는 편지를 찬찬히 읽어 보았다. 그리고는 라이뜨를 올려다보며 따지듯 물었다.
“다른 길로 가라고? 왜? 왜, 하필 다른 길에 선물을 숨겨뒀을까? ”
“그러게. 아뽀로.”
“그럼, 라이뜨! 우리는 이 오솔길 말고, 저쪽 새로 내어진 그 길로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그곳에 우리의 선물이 있다는 거지?”
라이뜨는 엉덩이에 힘을 주어 빛을 더 강하게 뿜었다. 라이뜨에게는 이것이 동의의 표현이었다.
아뽀로가 말했다.
“난 일을 해야 해서 이렇게 어두워졌을 때만 다닐 수 있는데, 선물을 못 찾으면 어떻게 하지? ”
라이뜨가 웃으며 말한다.
“자네 친구인 이 라이뜨가 있지 않은가? 나와 함께 다니면 보물을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야. 나도 얼른 내 보물을 찾고 싶네. ”
아뽀로가 라이뜨의 한쪽 날개를 건드리며, 고맙다는 표시를 했다.
“고마워. 친구. 내가 먼저 보물을 찾게 되면 자네 보물을 찾는 데에 온 힘을 보태겠네.”
그렇게 아뽀로와 라이뜨는 어두운 밤, 숲속 오솔길을 벗어나, 다른 쪽 새길로 가보기로 했다. 그 새길이 시작되는 곳에는 이런 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파야뽀뜨 길』
왜 길 이름이 그런지는 알 수 없었다. ‘길 이름이 좀 특이한 걸.’ 이라고 생각하며 둘은 새롭고 다른 그 파야뽀뜨 길을 따라 계속 나아갔다.
밤이라서 그런지 너무 어두웠다. 라이뜨 혼자만으로는 어두운 밤하늘을 막을 수는 없었다. 길도 낯설어서 아뽀로는 계속 발을 헛딛었다. 결국 라이뜨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아뽀로를 막아섰다.
“아뽀로, 오늘은 안되겠네. 나 혼자만의 빛으로는 보물을 찾을 수도, 이 길을 나아갈 수도 없을 것 같아. 오늘은 그만 돌아가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서 다시 와야겠어.”
아뽀로는 너무 아쉬웠다. 당장 보물을 찾고 싶었는데 말이다. 사실 그동안 이렇게 설레임을 안겨주는 일은 좀 드물었다. 아쉬운 마음에 눈을 한번 비비고 고개를 드는데, 저쪽 너머에서 작은 불빛이 보이는 것이었다.
“라이뜨! 저기를 봐. 저 불빛은 뭐지? 네가 친구들을 데려다 놓은거야?”
“무슨 말이야? 나도 이 길은 처음인데. 저 불빛이 우리의 선물은 아니겠지? 얼른 가 보자구.”
로띠와 아뽀로는 서둘러 그쪽을 향했다. 그곳에는 아주 커다란 벽돌집이 있었다. 창고같이 생긴 정말 큰 벽돌집이었다. 그리고 창문에는 햇살만큼이나 밝은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아뽀로가 봤던 그 작은 불빛이 바로 이 빛이었나 보다.
“아뽀로! 자네가 먼저 들어가봐. 난 우리의 보물이 얼마나 멋질지 상상하고 있을 테니까.”
라이뜨는 조금은 두려운지 아뽀로 머리 뒤쪽으로 숨으며 말했다.
“알겠어. 한번 들어가 보지. ”
아뽀로는 벽돌집 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안쪽에서 아주 큰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점점 가까워지면서. 조금 무섭기도 했다.
“누구시지요?”
하면서 아주 큰 사내가 걸어 나왔다. 검은색 턱수염이 불빛에 반짝이고 있어서 눈이 부셨다.
“안녕하세요. 저는 아뽀로라고 해요. 이 친구는 라이뜨죠. 저희는 보물을 찾으러 왔어요. 다른 길로 가면 있다길래……, 물론 아직 찾지는 못했구요.”
그러자 그 덩치 큰 사내가 웃으며 말했다.
“안녕하시오. 나는 파야라고 해요. 불을 만들고 있었지. 아! 그 보물! 사실 나도 편지를 받고 저 숲속 오솔길로 가 보았는데,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오.”
“안녕하세요. 파야. 당신도 그 편지를 받았군요. 저희두요. 로띠 할아버지가 보낸 편지였어요.”
이제야 라이뜨는 안심이 되었는지 아뽀로 앞쪽으로 나와 이렇게 인사를 했다.
아뽀로는 갑자기 보물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덩치 큰 파야도 찾지 못했으니까.
“파야! 당신도 그 보물을 못 찾았고, 저희도 이 길을 따라 한참을 왔는데, 보물은 커녕 당신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로띠 할아버지께서 거짓말을 한 건 아니겠죠?”
파야는 살며시 웃으며 말을 꺼냈다.
“로띠 할아버지는 그런 것으로 장난을 치지 않지. 분명 그 보물이라는 것에 뭔가 숨겨진 진실이 있을 거야. 그래서 나는 불을 만들면서 그 진실을 찾고 있었지. ”
그제서야 아뽀로는 커다란 파야 뒤로 더 커다란 불빛을 보게 되었다.
“파야! 당신은 불을 만들고 있군요. 우와. 신기해요. 이렇게 가까이서 저렇게 큰 불은 처음 봐요.”
파야는 어깨를 으쓱이며,
“하하. 그래? 나는 이렇게 불을 만들어 불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지. 햇살이 들어오는 낮에 이 일을 하면 너무 더워서 땀을 한 대야는 흘린다구.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햇님이 잠든 시간에 작업을 하지. 어때, 나의 불, 정말 멋지지 않아?”
라이뜨가 말했다.
“정말 황홀해요.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니, 꿈 속에서 날고 있는 기분인데요.”
파야는 기분이 꽤 좋은지 이 두 친구들을 벽돌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그리고는 불을 한 가운데 두고 함께 수다를 떨었다. 불에 구운 고구마를 먹으면서.
“정말 감사했어요. 당신도 참 좋고, 당신의 불도 참 멋져요. 불에 구운 고구마는 말할 것도 없구요. 이런 말을 하기 좀 그렇지만……, 허락만 해주신다면……, 다음에 또 와도 되나요? 매일 햇살을 받는 친구들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아요.”
파야는 미소를 지으며 아뽀로를 안아주었다.
“아뽀로, 너는 불만큼이나 나에게 멋진 친구가 되었어. 라이뜨 자네도 마찬가지고. 언제든지 이 벽돌집으로 와주렴. 그것이 나에게도 큰 행복이라네.”
집에 돌아온 아뽀로는 침대에 누웠다. 평소에는 피곤해서 곯아떨어졌을 시간인데, 지금은 그렇게 피곤하지도 않다. 더군다나 더 기분이 상쾌해진 것 같기도 했다. 다음에 파야집에 갈 생각을 하니 설레였다.
‘혹시 파야가 내가 찾던 보물인가?’
아뽀로는 이런 생각을 하며 깊은 잠에 빠졌다.
다음날, 아뽀로는 퇴근하는 길에 다시 라이뜨를 만났다. 둘은 전날 만났던 파야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라이뜨, 우리 조만간 파야네 불을 함께 보러 가지 않을래? 불 가에서 이야기 나누었던 때가 벌써 그립군.”
“아뽀로, 나는 아무래도 빛과 함께 해야만 하는 운명인가봐. 그 불과 함께했던 시간이 얼마나 좋았는지……. 캄캄한 하늘 아래서 밝은 불빛을 보면 어찌나 행복한지. 우리 내일 파야를 보러 가자구.”
“히히. 좋아. 저번에 너무 갑작스럽게 방문해서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는데, 집에서 내가 만든 이슬차를 포장해서 가져가야겠네. ”
“오. 좋아. 그럼, 나도 선물을 준비해야겠는걸. 음……, 뭘로 하지? 그래 좋아. 따뜻한 곳에서 키울 수 있는 예쁜 이끼 친구들을 준비하지. ”
다음 날, 라이뜨와 아뽀로는 어둑어둑해진 저녁시간에 파야의 집으로 갔다. 파야의 밝은 벽돌집은 깜깜한 밤하늘과 은근히 어울렸다. 마법의 공간 같기도 하고. 아뽀로가 파야의 집 문을 두드리려는데, 마침 파야도 작은 불씨를 들고 나오는 것이었다.
“어! 아뽀로와 라이뜨가 왔군. 그런데 이걸 어쩌지? 난 지금 가야 할 데가 있는데.”
“안녕하세요. 파야! 그런데 지금 이 어두운 시간, 어디 가시는데요? ”
라이뜨가 아쉬운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아, 사실은 오늘 낮에 저 길로 가보게 되었지. 내가 늘 다니던 길은 아니지만 말이야. 사실……, 저 길에 혹시나 보물이 있을까 하고. 저기 저 옆의 숲길 보이지? 그런데, 그 곳에 『파야깔루 길』이라는 팻말이 있지 뭐야. 내 이름과 비슷한 길이름이라서 더 확신이 들었지. 그런데, 그 길에 정말 예쁜 집이 있었어. 무지개 같다고나 할까? 아니, 헨델과 그레텔의 과자집 같기도 했지. 어쩜 그렇게 알록달록한지. 이 세상의 모든 색깔을 모아 놓은 것 같은 집이었지. 그리고 그곳에는 깔루 할머니가 살고 있었어.”
“깔루 할머니요? 아하~ 저 그분을 알아요. 색을 만드는 할머니죠. 예전에 그분께도 아침햇살을 보내드렸었어요.”
아뽀로가 반가운 듯 말했다. 그러자 라이뜨는 궁금한 얼굴로 아뽀로를 바라보았다.
“깔루 할머니? 난 처음 듣는 분인걸. 색을 만드신다니, 꼭 무서운 마녀가 떠오르네요.”
파야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나도 마녀나 마법사가 색을 만드는 줄만 알았는데, 아니었어. 오늘은 깔루 할머니께 불씨를 선물하러 갈 거야. 어두운 밤 몹시 춥다고 하셨거든.”
아뽀로는 파야가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불만큼이나 따뜻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렇게 제안을 했다.
“파야! 저희도 함께 갈 수 있을까요? 당신에게 주려고 이슬차를 챙겨왔는데, 깔루 할머니와 함께 먹으면 더 기쁠 것 같아서요.”
아뽀로가 그렇게 말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라이뜨도 끼어들었다.
“저도 예쁜 이끼 선물을 챙겨왔는데, 깔루 할머니께서 좋아하실 것 같네요.”
그렇게 파야, 아뽀로, 라이뜨는 깔루 할머니 집으로 함께 걸어갔다. 파야가 들고 있는 불씨와 라이뜨 덕분에 밤길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분위기 있는 밤소풍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깔루 할머니는 이들 모두를 반갑게 맞이했다. 파야가 들고 온 불씨를 아담한 거실 화로에 넣고, 이들은 그 화로가에 둥그렇게 앉아 이슬차를 마셨다. 깔루 할머니는 이 첫 손님들로 인해서 한껏 들떠 있었다.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가 자네들에게 오늘 있었던 재미난 일을 들려주지. 나는 매일 아침 무지개 동산으로 가지. 왜냐구? 색 재료를 얻기 위해서야. 무지개 동산은 모든 색이 존재하는 곳이잖아. 여느 때와 다름없이 그곳으로 갔는데, 마침 거기서 레스또를 만났지 뭐야. 다들 레스또 알지?”
라이뜨가 흥미롭게 대답했다.
“그럼요. 의자를 만드는 아이잖아요. 레스또 의자가 없는 오니스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걸요.”
“그래. 그렇지. 거기서 나는 레스또와 로띠의 편지에 관해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지.”
그 때, 파야가 웃으며 말했다.
“아! 보물찾기에 관한 편지요?”
“음, 그래. 레스또도 아직 그 보물을 찾지 못했다는군. 사실 나도 그 보물이 무엇인지 너무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야. 흐흐. 자네들은 찾았는가?”
아뽀로는 이때다 싶어서 말했다.
“저희도 찾아보려고 노력해 봤는데, 없었어요. 그런데 저는요, 할머니. 보물만큼 좋은 파야와 파야의 불을 찾은걸요. 저에겐 그게 보물이에요.”
“와우. 파야! 자네 참 행복하겠는걸. 아뽀로에게 보물이라니. ”
파야는 좀 부끄러운지 머리를 긁적였다. 그런데 정말로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신이 누군가의 보물이라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깔루 할머니, 저는 그 보물이란게 우리가 생각하는 그 보물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로띠 할아버지께서 무슨 비밀을 숨겨둔 걸까요?”
“글쎄,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이벤트 말이야, 보물찾기! 우리 모두에게 큰 선물인 듯 하네. 이렇게 우리모두를 만나게 했지 않은가?”
다들 깔루 할머니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누군가와 일 외의 목적으로 만나서 웃고 떠드는 일은 무엇보다도 신나는 일이었으니까.
깔루 할머니는 덧붙여 이렇게 말했다.
“내일 레스또가 집으로 초대했다네. 기다란 벤치에 함께 앉아줄 수 없겠냐고 부탁을 하더라구. 내 살아생전에 그 부탁 한 번 못 들어주겠나? 난 내일 그 멋진 의자를 의미있는 의자로 만들어 줄 것이야. 그런데……, 이 의미있는 일을 자네들과 함께하고 싶은데, 다들 어떻게 생각하나?”
다들 큰 소리로 대답했다.
“좋아요!”
파야, 아뽀로, 라이뜨는 또 다른 만남에 기분이 좋았다.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간다는 말도 너무 마음에 들었고.
다음날, 레스또의 집에는 많은 이들이 모여 있었다. 레스또가 또 다른, 새로운 길에서 만나게 된 동물 친구들, 깔루 할머니를 비롯해서 파야, 라이뜨도 모두 레스또의 멋진 테라스 위 안락한 나무 벤치에 앉아 있었다. 중앙에는 예쁜 모닥불도 피웠다. 물론 그 불은 파야가 들고 온 것이었다. 깔루 할머니는 레스또가 의자에 예쁘게 색칠을 할 수 있도록 무지개 반짝이 물감을 선물로 들고 왔다.
그즈음 아뽀로는 일을 마치고 레스또의 집으로 가고 있었다. 오늘 마지막 편지로 햇님에게 이렇게 썼었다.
햇님에게,
레스또와 그 친구들에게 더 따뜻하고 오랜 햇살을……
최대한 친구들이 햇살을 오래 받을 수 있게 정성을 다해 편지를 썼다. 저녁으로 나눠 먹게 꽃눈빵 샌드위치도 양손 가득히 들고 간다. 레스또 집에 가까워지는데, 저 멀리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서로 위로하고, 칭찬하며, 따뜻하게 웃어주고 있었다. 문득 아뽀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제 알겠어. 이게 바로 로띠가 말한 보물이야!’
레스또 집에 도착한 아뽀로는 이 생각을 친구들과 나누었다. 그리고 모두들 이 생각에 동의했다.
햇님의 단잠이 방해될 정도로 이들은 즐겁게 웃고 나누었다. 쌀쌀한 날씨도 못 느낀 채, 이들은 참 따뜻하게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었다.
이들은 어느 순간부터 보물찾기 이벤트는 잊고 있었다. 그런 것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지금 앞에 마주보고 있는 이 친구가 나의 보물이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레스또의 의자도 더 이상은 외롭지 않았고,
아뽀로도 햇살만큼 밝고 따뜻함을 이 속에서 느꼈다.
다른 길로 가니,
새로운 친구들이 있었고,
그들 사이에서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이 바로, 당신의 보물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