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일기]동상이몽, 내 마음일 순 없니?

by 웃는샘 이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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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아,

이제부터 엄마도 일기 쓸거야.

엄마와 함께하니 더 재밌게 쓸 수 있겠다. 안그래?

…….

왜 대답이 없어?

싫어?

싫은 거야?




나는 아이들의 일기쓰기를 강조한다.

처음 발령나서 아이들을 가르친 이후로 줄곧……. 우리 아이들도 둘 다 한글을 떼고 글을 쓰는 1학년 2학기 때부터 매일매일 쓰게 했다.

물론 요즘 학교에서는 학생 인권 문제로 일기쓰기를 시키지 않는 분위기다.

일기쓰기가 학생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자신의 사생활을 교사가 억지로 알려고 한다고?

그래 그게 맞을 수 있다. 아이 입장에서는 일기를 쓰기 싫을뿐더러, 자신의 일들을 선생님이 하나하나 알게 된다는 것도 그리 달갑지 않을 수 있다. 그건 부모들이 더할 것이다. 혹시 아이가 부부싸움한 이야기나 부모에게 혼난 이야기를 적을까봐 노심초사하는 부모를 본 적도 있다.

나도 어릴 때 생각해 보면,

너무 일기쓰기가 싫어서 1년 전에 썼던 일기장을 꺼내와 베껴 적거나, 유명하지 않는 동시집을 꺼내 내가 창작한 듯 옮겨 적기도 했다. 참 의미 없었던 일이었다.

하지만 내가 강조하는 일기는 그런 일기가 아니다.

일기쓰기로 학생들의 마음이 어떤지 어떻게 생활하는지 알려고 하는 것보다는 글쓰기를 지도하는 데에 더 큰 의미를 둔다.

예전에는 필기하는 것도 넘쳐났고, 독후감 숙제도 많았고, 억지로나마 일기를 쓰게 했다. 그래서 아이들은 저도 모르게 글을 써왔다. 하지만 요즘엔 멀티미디어 자료로 공부를 하고, 평가 또한 너무 편하게 클릭 한 번이면 가능하기도 하다. 공부의 수월성을 따지다 보니 정작 아이들의 글 읽고 쓰는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

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은 이런 질문을 제일 싫어한다.

“00이는 어떻게 생각해?”

2순위로 싫어하는 말은 이거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적어 보세요.”

그래서 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1년 내도록 일기를 쓰게 한다. 내가 하는 일기쓰기 방법은 쉽게 말해 '주제 일기'이다. 생활 속 있었던 일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 부담될 때에는 눈에 보이는 어떤 사물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나열하고, 이에맞게 주제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물론 처음 1-2주 정도는 열심히 한다. 하지만 1년간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은 쓰는 학생도, 하나하나 확인하는 선생님도 정말 버거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버거운 일을 1년간 하고 나면 아이들은 어느새 자신의 생각을 글로 풀어내는 데에 큰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다. 1년이 끝날 즈음 3월 첫 주의 일기랑 비교해 보면, 교사도, 아이들도 얼마나 발전했는가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글쓰기 역량뿐 아니라, 생각의 크기도 키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일기쓰기라 생각한다.

오늘도 나는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일기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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