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과 결혼했는지
애들이랑 결혼했는지
이젠 헷갈려요.
미안하지만
좀 기다려 줄래요?
당신은 나중에.
결혼을 하고 난 후, 그렇게도 없으면 안 될 것 같았던 신랑이 찬밥 신세가 되었다. 물론 내가 찬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나는 최선을 다해 충분히 잘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랑 본인이 늘 순위에는 자기가 없다며 삐쳐 있을뿐. ^^
결혼을 하면, 아니다.
아이를 낳으면, 순위가 바뀐다. 적어도 엄마에게는……, 무조건 아이지 뭐.
정말로 슬프게도, 자신의 부모조차도 2순위 이상으로 두게 된다.자식 키워봤자 소용없다는 거 이렇게 실감하는데도, 아이에게 목숨을 걸게 된다.
뭐, 변명을 좀 해보자면……,
‘아직 어리잖아.’
‘다 커서 쟤 앞가림할 때까지는 어쩔 수 없지.’
‘그래, 아이가 아직 어리니까. 챙겨줘야 할게 많으니까.’
‘지금 용 써서 잘 키우지 않으면, 나중에 나의 노후가 망가지잖아.’
암튼 이런 이유에서 지금은 내 1순위가 아이들이다.
맨날 신랑은 이런다.
‘애들 버릇 나빠진다.’
‘걔들이 그런다고 알아줄 줄 아니?’
‘결국 남는 건 나다. 명심해!’
가만 생각해 보면 옳은 말이다. 아이들은 모른다. 이렇게 애쓰고 있는 엄마에게,
“엄마는 아빠처럼 놀아주지도 않고.”
“우리 집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 엄마야.”
“나는 원래 똑똑하고 잘하는 거야.”
라는 말이나 지껄인다. 어이없고 서럽게도 말이다.
“여보, 나중에 잘해 줄게. 10년만 좀……”
이라며 신랑에게 보험들 듯 말한다.
아직도 아이보다 마누라가 1순위라고 말해주는 신랑…….
말만이라도 참 고맙다.
정말 나중에 100배로 갚아주겠어. 여보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