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의 꽃말
‘나르시스’
‘자기애’
한번 사는 인생,
자신이라도 죽도록 사랑해 보는 건 어떨지……
그냥……, 수선화가 좋아지는 요즘이다.
매년 2월이 되면 새로운 아이들을 만날 기대로 가슴이 설레인다.
‘올해는 이 아이들과 어떤 특별한 걸 해보지?’
‘내가 맡은 이 업무를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할 수 있을까?’ 하며 약간의 부담이 스며든 긴장이란 걸 하게 된다. 딱 그즈음이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교실 창밖을 내다보면 꼭 수선화가 보인다. 활짝 꽃잎이 벌어진 건 아니지만 내가 제일 예뻐하는 다소 움츠린 모습으로 나를 마주한다. 그리고 그 노오란 수선화에 나의 설레임과 열정 등이 물들고, 그 예쁜 수선화는 나에게 “잘할 거야. 넌.”이라고 말해준다.
수선화는 여러해살이 풀이라서 매년 같은 곳에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정말 운이 좋게도 내가 지냈던 학교의 화단에는 항상 수선화가 있었다.
올해 3월이었다. 코로나로 개학이 연기되었고, 돌봄 업무 담당자인 나는 긴급돌봄으로 온 우리반 아이들을 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zoom 화상수업을 준비하는 중이어서 사실 들떠 있는 상태였다. 자율학습장 필기 방법, 주제일기 쓰기에 관한 영상도 만들어 놓았고, ‘또 뭐하지? 어떻게 연극수업을 zoom으로 가르칠까?’ 고민도 하며 설레던 찰나였다. 그때 교정에 피어있는 노란색 수선화가 눈에 띄었다.
‘어쩜 저리 예쁘게 생겼을까?’ 라고 생각하며 폰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갑자기 수선화의 꽃말이 궁금했다.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검색해 보았다.
*수선화의 꽃말: 자기사랑, 고결, 자존심
역시…….
분명 나는 수선화를 보았을 때, 뭔가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화단에 곱게 피어나는 그 꽃을 나라고 생각했었는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어떻게 말할까?
‘잘난척쟁이’, ‘부담스럽고 불편한 사람’ 등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난 내가 잘하고 있음을 아는 데에도 그것을 표현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어릴 적부터 ‘겸손’의 미덕을 배워온 결과일 것이다. 내가 잘했는데도, 나 스스로를 칭찬하지도 않은 채 상대방만 높여주면서, ‘나는 운이 좋았어.’, ‘잘하진 못해.’, ‘아직 멀었어.’라는 말들로 날 사랑하는 마음을 숨겨두었다.
그런데, 난 이제 수선화를 내 마음 안에 키워보려고 한다. 그 꽃이 주는 ‘자기애’ 메시지가 너무 좋다.
‘한번 사는 인생인데, 자신이라도 죽도록 사랑해 봐야지 않을까?’
남들보고 사랑을 구걸하거나, 남들에게 사랑 안 준다고 타박할 게 아니라, 그냥 자신을 가꾸며 예뻐해 보는 것이다. 단 한 번만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