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내가 강하다고 생각해?
맞아. 너와 별 다르지 않지?
어른이라고 다 강한 건 아니야.
그러니까……
너무 기대지 마.
나에게.
난 어릴 때부터 눈물이 많았다. 누구에게 화를 낼 때, 서운할 때, 슬플 때, 감동적일 때, 내 눈에선 내가 의도하지 않은 눈물이 막 흘러나온다. 그 눈물로 인해 내가 하고픈 말들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었기에, 난 내 눈물, 내 약함이 싫다. 하지만 그런 눈물에 약한 신랑이나, 아이들, 부모를 보면 나를 이롭게 하는 눈물이 좋기도 하다.
2년 전의 일이다. 학교 일에 상처 받는 일이 생겨 집에 오자마자 신랑을 보며 울었었다. 날 너무도 잘 아는 신랑은 토닥거리며 그저 안아 주었다. 눈물이 멈추고 고개를 들어보니, 두 꼬맹이들이 한참 떨어져 서 있는 채로 나를 불편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어찌할 바를 몰라 눈치만 보고 있었다. ‘엄마, 왜그래?’하는 표정이었다. 한참이 지난 후, 그나마 대범한 둘째가 다가오더니 이렇게 말했다.
“엄마도 울어? 처음 봤어. 어른이 우는거.”
순간 아이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인 내가 너무 싫었고, 창피했다. 내가 마치 철부지 엄마 같았다. 그때 신랑이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다.
“엄마도 사람이야. 속상할 때, 아플 때 울 수 있는 거지. 우영이가 엄마에게 안겨 우는 것처럼, 엄마도 똑같은 거야.”
그러자, 큰애가 철이 든 척하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래, 우영아. 엄마는 형아보다도 더 겁이 많으시잖아. 아직도 혼자서 잘 못 주무시는것도 몰라? 우리 엄마는 엄마지만 약해.”
뭔가 내 흠을 말하는 것 같아서 괜히 기분은 언짢았다. 하지만 다 맞는 말이다. 어른이라도 울 수 있다. 어른이라도 무서울 수 있는 것이다.
아이들 눈에, 어른은 강해 보이나 보다. 내가 어릴 적 우리 엄마와 아빠가 그리 보였듯이 말이다. 어른이 아이에게 본이 되어야 함을 알고 있다.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옳고 그름의 도덕적 문제이고, 내가 어른이 아닌 듯 보이는 이런 행동들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이 아닌 본능적인 부분이다. 눈물이 많고, 힘이 약하고, 겁이 많게 타고난 것이다. 그게 어른이 되었다고 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근데, 그게 뭐? 어쩌라고?
자, 잘들어라. 애들아.
이 엄마도 너희처럼 하고 싶은 거 하고 싶고, 먹고 싶은 거 해달라 조르고, 아플 때 큰일 난 것 마냥 밤새 위로받고 싶어…….
울고 싶고, 짜증도 내고 싶고, 너희처럼 애교 부리며 실수도 웃음으로 넘기고 싶고……, 그래.
그냥 그렇다고……. 알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