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하기 전에 검색창부터 켜는 것은 논리가 산으로 가는 지름길
토론한다고 하면 대개 특정 주제에 대해 논리적으로 말하는 장면을 떠올릴 것이다.
말을 체계적으로, 논리적으로 잘하려면 기본적으로 토론 주제에 대한 자료조사가 잘 되어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자료조사가 '잘' 되어있어야 한다는 의미는 자료를 오랫동안, 많이 찾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정보를 찾고 구조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토론에서 차이를 만드는 것은 절대적인 정보량이 아니라 논리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토론에 필요한 자료를 찾으려고 하면 구조화는커녕 어디에서부터 어떤 키워드로 검색해야 할지 감을 못 잡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기본적인 자료조사 방법 몇 가지만 숙지해도 더 짧은 시간 안에 필요한 정보를 더 많이 찾을 수 있다.
그럼 어디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검색창에 관련 키워드를 쳐보는 것으로 시작하면 될까?
답은 아니오이다. 보통 토론할 주제가 정해지면 그 주제를 곱씹는 시간 없이 바로 자료조사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단 10분이라도 내 머리로 논제에 관해 고민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대략으로라도 논리의 틀을 세워보는 것이다.
기본적인 논리 틀을 먼저 세워야 어떤 자료를 찾을지, 어떤 자료가 필요한지 기준을 정할 수 있고, 방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이때는 1) 주제가 나온 배경은 무엇이고 왜 지금 이 주제에 대해 토론해야 하는지, 2) 청중을 설득하기 위해 무엇을 필수적으로 증명해야 하는지, 3) 누구와 관련된 토론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토론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이 된다.
만약 토론 주제가 너무 생소하다고 느껴지거나, 주제와 관련하여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면 자료를 찾아봐도 좋다. 단, 이때도 무턱대고 자료를 찾는 것이 아니라 20~30분 정도의 제한 시간을 두고 논제에 대한 기본 정보는 빠르게 훑고 검색창을 닫아야 한다는 것이다. 제한 시간을 두지 않고 인터넷의 바다로 들어가면 수많은 정보에서 헤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주제에 대해 잠깐이라도 고민해봤다면 이제 인터넷 창을 켜도 좋다. 그리고 인터넷 검색 엔진을 통해서 필요한 여러 정보를 다양하게 조사하고, 학술 자료 사이트에서 제목과 키워드 중심으로 조사하고, 법률 확인이 필요하다면 국가법령정보센터를 활용하면 된다.
1. 검색 엔진 활용법 숙지하기
사람마다 선호하는 서비스가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인터넷 검색 엔진은 네이버보다 구글을 추천한다. 비교적 광고 없이 원 자료를 더 잘 보여주고 수집하는 자료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광고 콘텐츠를 먼저 보여주고 그 아래 자료를 보여주는 식으로 정보를 배열하여 신뢰도가 높은 정보를 찾는 데 시간이 더 소요된다.
단, 이때에도 예외는 있으니, 토론 주제가 지나치게 전문적인 주제라거나, 원 자료를 읽어도 잘 이해가 안 된다면 네이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상식사전, 용어사전 등 저학년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2차 가공된 정보가 네이버에 많기 때문이다.
그럼 구글에서 검색할 때는 무엇을 알면 좋을까? 고급 검색 방법을 알면 필요한 정보를 더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여러 방법이 있지만 다음 세 가지 방법만 알아도 더 효과적으로 토론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다.
1) 검색 결과에서 특정 키워드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설정하기: 큰따옴표로 감싸기
예) 소년법 폐지 vs. “소년법 폐지”
Tip! 특정 사안에 대해 찬성이나 반대처럼 한쪽의 입장만 찾고 싶다면 “소년법 폐지 반대” 등으로 해당 입장까지 큰따옴표로 감싸서 검색하자.
2) 특정 사이트 내에서만 검색하도록 설정하기: 키워드 site:사이트명
예) 소년법 폐지 site:www.kbs.co.kr
또는 'site:'를 제외하고 사이트명만 입력해도 된다.
Tip! 주제별 권위 있는 잡지나 학술지 사이트를 대상으로 설정하면 양질의 정보를 찾을 수 있다.
3) 특정 파일 형식의 파일만 검색하도록 설정하가: 키워드 filetype:확장자
예) 소년법 폐지 filetype:pdf
Tip! 보고서나 연구 결과 위주로 정보를 찾고 싶을 때 활용하면 좋은 방법이다.
2. 논문 검색 사이트 활용하기
초심자도 학술 자료를 잘 찾을 수 있도록 유료 사이트나 복잡한 사이트를 모두 제외하고 기초적인 두 가지 방법만 살펴보자.
1) 구글 학술 검색 (https://scholar.google.co.kr/schhp?hl=ko)
구글 검색 엔진처럼 간단하게 자료를 검색할 수 있어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큰따옴표로 감싸기’ 등 위에서 다룬 고급 검색 기능을 활용하면 원하는 논문을 더 빨리 찾을 수 있다.
2) RISS 학술정보연구서비스 (http://www.riss.kr/index.do)
무료 자료가 많아 일반인도 자료에 바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이트이다.
토론을 준비할 때는 학술논문을 활용하여 나의 입장을 지지하는 근거를 찾으면 설득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효율적으로 논문을 찾기 위해서는 논문 제목, 초록・키워드만 읽어보고 관련 없는 것은 빨리 넘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동시에 영어로 글을 읽을 수 있다면 영어 키워드로 검색하면 훨씬 더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3. 국가법령정보센터 활용하기 (https://www.law.go.kr/)
토론에서 사실 확인을 위해서 찾아보면 좋다. 특히 정책의 세부사항과 여러 대안 간 효과를 따져야 하는 정책토론에서 관련 법령이나 자치법규를 찾는 데 유용하다. 법령 확인이 필요하다면 법률명 등을 검색창에 입력하고 해당 법률명을 잘 모르겠다면 관련 키워드로 검색하면 된다.
또한, 법을 찾아볼 때는 법의 기본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헌법 > 법 > 시행령 > 시행규칙 순으로 효력을 가지며 구체화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헌법: 최상위의 법 규범
법률: 국회가 제정
시행령(대통령령): 법률의 세부 사항
시행규칙(총리령,부령): 시행령의 세부 규정
이 구조를 토론에 적용하면 토론을 준비할 때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법률만 훑는 것이 아니라 시행령, 시행규칙까지 살펴봐야 주제와 관련한 현 상태와 맥락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토론을 하기 전에 단 10분이라도 내 머리로 논제에 관해 고민해보면서 논리의 틀을 세워보고, 더 효율적으로 근거 자료를 검색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