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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기억의 재생인가, 영감의 수신인가

잠재의식의 소음과 우주의 목소리를 구분하는 법

by 포스포르

지난 12화에서 우리는 호오포노포노가 억지로 진심을 쥐어짜 내는 감정 노동이 아니라, 뇌의 편도체 폭주를 멈추고 시스템의 오류를 삭제하는 기계적 단축키('Ctrl+Alt+Del')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불쾌한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미.용.감.사"를 툭툭 내뱉으며 일상을 가벼운 '버그 잡기 게임'으로 대하기 시작했다면, 당신은 이미 매트릭스의 자동화된 반응(노예 상태)에서 벗어나 삶의 주도권을 되찾은 것이다.


하지만 게임의 레벨이 올라갈수록, 초보 창조주들은 깊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마음속에 끊임없이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 충동, 아이디어들 앞에서 멈칫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내가 당장 퇴사하고 싶다는 이 강렬한 충동은 내면아이(우니히피리)가 재생하는 '회피의 기억'일까, 아니면 우주(초의식)가 나에게 새로운 길을 가라고 보내주는 순수한 '영감'일까?"


우리 삶을 지배하는 두 가지 동력


호오포노포노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삶을 움직이는 동력은 단 두 가지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는 잠재의식 속에 쌓인 과거의 낡은 데이터가 재생되는 '기억(Memory)'이다. 다른 하나는 내면이 완벽하게 비워진 제로(Zero) 상태에서 초의식을 통해 신성(우주)으로부터 내려오는 '영감(Inspiration)'이다.


우리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생각, 감정, 충동, 판단은 예외 없이 이 둘 중 하나에 속한다. 매트릭스의 먹이가 되어 고통받는 삶은 100% '기억의 재생'에 끌려다니는 삶이며,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창조주의 삶은 100% '영감'에 이끌려가는 삶이다.


문제는 이 둘의 얼굴이 너무나도 비슷해서, 우리의 얄팍한 표면의식(이성)으로는 어느 것이 기억이고 어느 것이 영감인지 쉽게 분간해 낼 수 없다는 점이다.


불안과 조급함은 100% '기억'이다


다행히도 이 둘을 구분하는 아주 명확하고 생물학적인 기준표가 하나 있다. 바로 '감정의 온도와 파동'이다.

8화에서 다루었던 심장 박동 변이도(HRV)와 '일관성(Coherence)'의 개념을 다시 떠올려보자. 우리의 뇌간(RAS)과 편도체를 자극하여 교감신경을 날뛰게 만드는 생각들은 예외 없이 '기억의 재생'이다.


만약 어떤 아이디어나 충동이 떠올랐을 때, 그 바탕에 '불안, 두려움, 조급함, 남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압박감, 혹은 짜릿한 흥분과 맹목적인 분노'가 깔려 있다면? 그것은 100% 당신의 내면아이가 재생하고 있는 낡은 카르마적 데이터다. "지금 당장 이 주식을 사지 않으면 벼락거지가 될 것 같아!", "저 인간을 어떻게든 꺾어 누르고 내 옳음을 증명해야 해!" 같은 강렬한 에고의 외침은 전형적인 기억의 파동이다. 이런 파동 속에서 내린 결정은 결국 결핍의 홀로그램을 확장할 뿐이다.


반면, 우주로부터 쏟아지는 순수한 '영감(Inspiration)'은 결코 요란하거나 조급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영감은 우리의 심장 박동이 부드러운 사인파(Sine wave)를 그릴 때, 즉 몸과 마음이 완벽하게 이완된 고요함 속에서 깃털처럼 가볍게 내려앉는다. 영감에 사로잡힌 순간에는 두려움이나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억지스러운 집착이 없다. 그저 "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라는 맑고 투명한 직관과, 왠지 모를 깊은 평온함(Peace)만이 존재할 뿐이다.


헷갈린다면, 무조건 정화(Cleaning)가 먼저다


그렇다면 머릿속에 떠오른 이 생각이 기억인지 영감인지 도저히 헷갈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호오포노포노가 제시하는 해답은 극단적일 만큼 심플하다.


"판단하려 들지 말고, 일단 무조건 정화(Cleaning)하라."


우리의 좁은 표면의식은 코끼리만 한 잠재의식을 온전히 파악할 능력이 없다. 내 눈에는 기발한 사업 아이디어(영감)처럼 보여도, 그 밑바닥에는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결핍의 데이터(기억)가 똬리를 틀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진짜 창조주는 자신의 생각을 섣불리 믿지 않는다. 어떤 기발한 아이디어나 강력한 충동이 떠오르더라도, 즉시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먼저 그 생각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삭제 버튼(단축키)을 누른다.


"이 아이디어가 진짜 영감인지, 아니면 불안에서 비롯된 기억인지 나는 알 수 없습니다. 이 생각의 밑바닥에 깔린 모든 데이터들을 정화합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정화의 필터를 통과하고 남는 것, 그것이 진짜다


기억은 매트릭스의 환상이고 영감은 우주의 진실이다. 환상은 빛(정화)을 비추면 사라지지만, 진실은 아무리 닦아내도 결코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뚜렷하게 빛을 발한다.


정화를 거치면 놀라운 마법이 일어난다. 만약 그 충동이 불안과 결핍에서 비롯된 '기억'이었다면, 몇 번의 "미용감사"를 읊조리는 것만으로도 그토록 강렬했던 집착과 조급함이 봄눈 녹듯 사라져 버린다. 편도체의 폭주가 멈추고 "내가 왜 아까는 그토록 안달이 났었지?"라며 이성을 되찾게 된다.


하지만 만약 그것이 우주가 내려준 진짜 '영감'이었다면? 당신이 아무리 정화의 단축키를 눌러대도 그 아이디어는 결코 당신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오히려 두려움과 조급함의 불순물들이 씻겨 나가면서, 그 영감은 더 고요하고 맑고 단단한 확신으로 당신의 심장에 자리 잡게 된다. 그때 비로소 9화에서 배운 '물리적 행동(WOOP)'을 실행에 옮기면 되는 것이다.


24시간, 숨 쉬듯 스위치를 켜두어라


"정화는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많은 사람들이 묻는 질문이다. 답은 간단하다. 당신이 숨을 쉬는 한, 당신의 내면아이(우니히피리)는 1초에 1,100만 비트씩 과거의 기억들을 끊임없이 재생해 낸다. 우리가 정화를 멈추는 순간, 우리의 신경장은 즉각적으로 매트릭스의 결핍 주파수에 다시 동기화되어 버린다.


그러니 정화를 특별한 일로 만들지 마라.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처럼, 발걸음을 옮기는 것처럼 무의식적인 습관으로 만들어라. 길을 걸을 때, 양치질을 할 때, 커피를 마실 때, 끊임없이 속으로 삭제 버튼(미용감사)을 툭툭 눌러라.


판단은 우주의 몫이다. 당신은 그저 묵묵히 렌즈의 찌꺼기를 닦아내어 내면을 제로(Zero)로 비워두기만 하면 된다. 기억의 소음이 사라진 그 맑은 공간으로 가장 완벽한 때에 가장 완벽한 영감이 흘러들어오는 경이로움을, 그저 여유롭게 즐기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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