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히크와 페드로는 서로의 경험을 이야기하다가 온라인 결제의 불편함에 대해 공유했다. 그 과정에서 믿을만한 결제 시스템이 없다는 것에 문제를 느끼고 직접 서비스를 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10대의 패기 넘치는 두 고등학생은 곧바로 Pagar.me라는 회사를 창업한다. 영어로는 pay me라는 뜻이다. 엔히크가 17살, 페드로가 16살이 되던 2013년 3월의 일이다.
두 사람은 기존 온라인 결제 시스템의 복잡한 부분을 없애고 온라인 사업자가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른바 '묶음' 서비스를 개발했다. 무엇보다도 다른 결제 시스템에서는 6개월에서 8개월 걸리던 현금 흐름 속도를 일주일 이내로 신속하게 해 주었다. 거래당 1.5%와 0.5 센트의 수수료를 책정했다.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두 소년은 그해 7월 두 벤처캐피털 회사로부터 백만 브라질 헤알 (미화 20만 달러)를 유치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200개 고객사를 유치하면서 사업 시작 1년 만인, 2014년에 이익을 내게 된다. 두 창업자는 그해 하버드에서 열린 '결제 혁신 프로젝트'에도 참가하여 'Best in Show'를 수상한다. 브라질 최초의 개발자 친화적인 결제 시스템으로 알려졌고, '브라질의 Stripe' (미국 온라인, 모바일 결제 플랫폼, 기업가치 100조 추산)로 명성을 얻게 된다.
두 소년의 행보에서 입이 떡 벌어지는 점은 이 모든 일을 하면서 미국 유학준비까지 동시에 했다는 점이다. 미국 유학을 위해서 거쳐야 하는 영어시험, 에세이, 성적 증명, 추천서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쳤고, 마침내 스탠퍼드 대학에 입학 허가를 얻게 되었다. 브라질의 억만장자 사업가인 호르헤 파울로 레만 (Jorge Paulo Lemann)이 운영하는 재단으로부터 전액 장학금까지 받았지만, 이 둘은 벌여놓은 사업에 매진하기 위해 2년간 입학을 유예하기까지 한다.
한편, Pagar.me는 직원이 30명으로 늘어났다. 16살부터 45살까지 다양한 직원들이 10대 고등학생 창업자와 함께했다. 사업은 날로 번창해서 2015년 5억 브라질 헤알 (미화 1억 달러)의 거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두 창업자는 대학을 진학하더라도 미국에서 회사를 운영할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그 사이 자신들이 없더라도 회사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