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을 못 하는 사람이 끝내 움직이게 되는 ‘구조’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결단력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용기가 없어서 선택을 못 한다고.
나는 이제 그 설명이 맞지 않는다.
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선택을 요구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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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은 생각보다 무겁다.
하나를 고른다는 건
다른 가능성을 전부 버린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선택 앞에서 멈춘다.
정확히 말하면,
멈추도록 설계된 구조 안에 있다.
선택해야만 움직일 수 있는 구조.
결정해야만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는 구조.
이 구조 안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지친다.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 정신의 소모로 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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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방향을 바꿨다.
선택을 잘하려 하지 않기로 했다.
선택 자체를 제거하기로 했다.
선택해야 하는 것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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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구조는 단순하다.
• 할지 말지를 묻지 않는다.
• 대신, 무조건 실행되는 최소 행동을 정한다.
• 잘될지, 맞는지, 돈이 될지는 나중 문제다.
글을 쓸까 말까 고민하지 않는다.
일단 쓴다.
운동을 할지 말지 판단하지 않는다.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간다.
선택이 사라지면
행동은 갑자기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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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조의 핵심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판단을 뒤로 미루는 것.
지금의 나는
미래의 나보다 똑똑하지 않다.
그러니 판단은 나중에 맡긴다.
지금은
움직일 수 있는 상태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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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을 제거하는 건
무책임한 태도가 아니다.
오히려
현실적인 태도다.
의지는 흔들리고,
컨디션은 매일 다르고,
마음은 쉽게 소진된다.
하지만 구조는 남는다.
그래서 나는
의지를 믿지 않고
구조를 믿는다.
감정에 휘둘리는 ‘나’보다
설계된 시스템의 설정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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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지금도
결정 앞에서 멈춰 있다면,
질문을 이렇게 바꿔보면 좋겠다.
“이걸 할까 말까”가 아니라,
“선택하지 않아도
움직이게 하려면
어떤 구조가 필요할까.”
선택을 잘하려 애쓰는 삶보다,
선택을 하지 않아도
앞으로 가는 삶이
훨씬 지속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