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부터 혼자 결정하는 사람이 되었을까
돌아보면 나는
어느 순간부터 중요한 결정들을
대부분 혼자 내리고 있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어릴 때는 늘 누군가의 말이 기준이었고,
무언가를 결정하기 전에
먼저 물어보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이게 맞는지,
이렇게 해도 되는지,
다른 사람이라면 어떻게 할지.
그렇게 기준을 밖에서 찾는 시간이
꽤 오래 있었다.
하지만 삶이 몇 번 흔들리고 나서
조금씩 달라졌다.
어떤 순간에는
아무리 많은 조언을 들어도
결국 내가 감당해야 할 선택들이 있었다.
누군가 대신 책임져 줄 수 없는 결정들.
그때 처음 알게 된 것 같다.
사람은 결국
자기 삶의 결정들을
스스로 통과해야 한다는 것을.
누군가의 말이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결론까지 대신 내려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나는 조금씩
결정을 혼자 내리는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게 꽤 불안했다.
누군가의 확신을 빌리지 않은 채
내 판단만으로 선택하는 일이
생각보다 무겁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동안은
결정을 내리고 나서도
내가 맞았는지 계속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다른 감각이 생겼다.
모든 선택이
완벽하게 맞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선택한 길이라면
그 결과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
그때부터
결정은 조금 덜 두려워졌다.
혼자 결정하는 삶은
자유롭다기보다는
조금 더 조용한 삶에 가깝다.
누군가를 설득할 필요도 없고,
누군가의 기대를
끝까지 맞추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대신
그 선택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끝까지 바라봐야 한다.
그래서 나는 요즘
결정을 내릴 때
예전보다 조금 더 오래 생각한다.
누가 좋아할지보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선택인지,
남들이 어떻게 볼지보다
내가 그 길을 계속 걸을 수 있는지.
어쩌면 나는
어느 순간부터
혼자 결정하는 사람이 된 것이 아니라
그저
내 삶의 책임이
조금 더 분명해진 사람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조용히
하나의 선택을 내려놓는다.
누군가의 기준이 아니라
지금의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방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