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그리 바빠

by Late Realizations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요즘 너무 바빠.”


조금 오랜만에 만난 사람도

이 말을 하고,

같이 일하는 사람도

비슷한 말을 한다.


다들 바쁘다고 말한다.


그래서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뭐가 그리 바쁠까.


물론 해야 할 일들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일은 계속 생기고

연락은 끊임없이 오고

처리해야 할 것들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그런데 가끔 보면

정말 일이 많아서 바쁘다기보다

바쁜 상태를 유지하려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일을 하나 끝내면

잠깐 쉬어도 될 것 같은데

곧바로 다음 일을 찾는다.


조금 여유가 생기면

그 시간을 쉬는 데 쓰기보다

다시 무언가로 채운다.


마치 가만히 있는 시간이

어딘가 불편한 것처럼.


그래서 사람들은

자꾸 자신을 바쁘게 만든다.


어쩌면 바쁨은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생기는 상태라기보다

생각할 시간을 줄이기 위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사람은 가끔

잠깐 멈추는 순간이 생기면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해진다.


지금 내가 잘 가고 있는 건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지,

무언가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런 질문들이

조용히 올라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할 일을 만들고

일정을 채우고

스스로를 바쁘게 만든다.


그러면 그런 생각들은

잠시 조용해진다.


그래서 우리는

바쁘게 살아간다.


정말 바빠서라기보다

그 상태가 조금 더 편하기 때문에.


그래서 가끔은

이런 질문을 해보게 된다.


우리는 정말 바쁜 걸까.


아니면

잠깐 멈췄을 때 올라오는

그 질문들을 피하려고

계속 움직이고 있는 걸까.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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