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의 시대

DAY6 - HAPPY

by 리리카
May I be happy?
매일 웃고 싶어요. 걱정 없고 싶어요.
아무나 좀 답을 알려주세요
So help me
주저앉고 있어요. 눈물 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발 제발 제발요
Tell me it's okay to be happy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신나는 밴드반주에 쉬운 가사에 빠져 계속 반복해서 들었다.

그런데 들으면 들을수록 괜스레 눈물이 날 거 같았다.


May I be happy, 내가 행복해도 되는 건지, 그리고 그걸 확인받고 싶어 하는 화자의 불안감.

Tell me It’s okay to be happy, 제발 내가 행복해져도 된다고 말해달라는 절박함이 느껴져서 노래는 신나도 마음은 괜히 슬퍼졌다.


우리는 ‘인증’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일상에서 은행 및 공공업무를 볼 때는 반드시 개인정보 인증을 거친다. 내가 ‘나’인 것은 내가 너무나도 잘 알지만, 타인의 ‘확인과 인정’이 있어야 된다.

휴대폰인증, 신분증인증, Face ID나 지문인증, 공인인증서인증, 계좌 1원 송금 등등 내가 ‘본인’이라는 것을 여러 수단으로 확인받아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증절차는 개인의 영역까지 확대됐다.

‘32살 여자 스펙평가 좀’, ‘29살에 000만 원 모았는데 괜찮음?’, ‘요즘 30대 평균 연봉‘, ’ OOO계급도‘

SNS나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계좌인증, 수익률인증, 재산인증, 연봉인증, 스펙인증 글들이 넘치고 댓글에는 글쓴이의 조건이 괜찮은 삶인지 타자의 시선으로 ‘객관적’으로 평가해 준다.

이런 글들의 목적은 행복한 삶, 망하지 않는 삶의 조건이 무엇인지 타인에게 확인받고자 함이다.

어느 정도 되어야 행복한지, 내가 평균에는 들어야 될 텐데라는 불안이 깔려있다.


이러한 인증절차는 개인을 계속 불안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내 조건은 저 글에 비하면 한없이 부족하고, 초라하기 때문이다.

‘인증’ 하지 않거나 ‘인증’ 받을 만한 조건이 안된다는 것은 다수로부터 ‘너 인생 망했네, 제대로 못 살고 있다’라는 딱지를 받는 기분이 든다.

조건에 충족되지 않으면 인생 망한 느낌, 불행할 거 같은 느낌에 사로잡혀 불안하고 우울하다.


모아둔 돈도, 스펙도 부족한 내가 잘 살 수 있을까?

행복할 수 있을까?

지금 나는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도 너무 벅찬데 저 조건을 내가 맞출 수 있을까?

내 목표치는 저긴데 언제 저기까지 가지?

내 미래가 너무 걱정돼.

갈 길이 너무 멀다.

벅차다.

불안하다.

행복하지 못할까 봐 불안하다.


May I be happy?

Tell me it's okay to be happy


HAPPY를 들을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행복하려고 하는데 너의 허락이 필요해?

행복하기 위한 적정조건이 있을까?

나는 지금 행복한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