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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건네는 소박한 위로

괜찮다, 괜찮아!

by 반짝이는 루작가

왜 꼭 그런 날이 있지 않나. 애써 잘해보려 노력했는데 뭐가 계속 꼬이는 날. 어제 오후부터 머피의 법칙이 내게만 달라붙는 것 같았다.


분명 날씨에서 비예보를 보지 못했었는데 아이들과 열심히 세차를 하고 왔더니, 오늘 새벽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렸고. 그 새벽에 하필이면 나와 둘째의 요가 겹쳐진 그곳에 아이의 쉬가 새어 흠뻑 젖어 있었다.


3:35 am. 새로 기저귀를 갈아주고 젖은 옷을 마른 옷으로 갈아입히는 동안 아이가 잠에서 깨버렸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 이불빨래라니. 짜증이 밀려왔지만 마인드셋을 하며 다시 아이를 재웠다. 곧 평소 나의 기상시간이 찾아왔다.


‘그냥 일어나자!‘하며 내가 방문을 닫고 나오는 순간 뒤따라 둘째가 문을 열고 나왔다.

“엄마, 나 잠이 안 와~~~”

휴. 오늘 새벽활동은 물 건너갔다 포기하며 다시 아이와 함께 누워 생각했다. 왜 이렇게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니!


그래도 세차는, 나름 내부까지 정리를 했어서 밖은 비로 다 젖었지만 안 한 것보다 괜찮다 위로했고. 새벽에 아이 쉬가 샌 것은, 아이가 젖은 요 위로 오랜 시간 뒹굴뒹굴하기 전에 빠르게 처리해 줄 수 있었음에 다행이었다.


새벽활동.. 그래, 그 시간에 일어났으면 하루가 더 피곤했을 텐데 한 시간이라도 더 눈 붙일 수 있었던 거라 생각하자 싶었다. 그러나 계속 머릿속을 맴도는 슬픔은, 결국 나는 또 학교 튜터 면접에서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기대를 안 했다고 했지만 면접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고, 나를 향해 미소 지어주시던 선생님들의 표정도 참 다정했는데. 그건 모두 립서비스와 이미지 관리였다는 말인가. 설마, 아니었겠지. 나보다 더 아이들에게 필요로 하는 선생님이 계셨던 거겠지.


나의 자존감은 내가 지켜야 함을 기억하며, 다시 불안하고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본다. 지금은 때가 아니었을 거라고. 아이들 하원 시간을 반납해야 했기에 지금은 애들에게 더욱 충실해보자고.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다 보면 또 다른 기회가 올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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