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DAY MORE
하루만 기다리면 일단 한국은 달라진 세상이 온다.
집으로부터 천 리, 만 리 밖에 있던 남편은
식구들과 다 함께 모여(그래봐야 3명) 개표방송을 보려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
그는 오늘 늦은 밤에야 집에 도착할 것이다.
우리는 내일 아침 일찍이 일어나 기가막히게 향기로운 커피를 홀짝이며 출구 조사 발표를 듣고
아침을 냠냠 먹으며 초반 득표 상황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아침 식사 후 새우깡과 매운 새우깡을 펼쳐 놓고 아작아작 와작와작 냠냠냠 뇸뇸뇸 개표 방송에 귀를 기울이다가
"당선 확정" 자막이 뜨면
각자 또 자기가 갈 길로, 해야 할 일들을 찾아 뿔뿔이 흩어질 것이다.
나는 적어도 내일은 3년 전과 같이 집안 페인트를 칠한다거나 그런 짓은 벌이지 않을 참이다.
나는 내일 오후를 샬랄라 기쁜 마음으로 보낼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Photo/ London Jan.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