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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딥 다이브 Aug 15. 2023

변하지 않는 삶이라고 해도,

Humans of daiv. 두 번째 이야기: 강돈혁

인생에서 터닝 포인트를 맞이한 적이 있는가? 삶의 매 순간은 도전이지만 돌이켜 보면 유독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있다. 그리고 그 순간은 하루를 움직일 동력원이 된다.


지난 몇 해 동안 코딩 열풍이 불었을 때 많은 사람이 코딩 공부를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남아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적성을 찾고 삶의 터닝 포인트로 만든 사람들도 있다. 지난해 deep daiv. 활동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AI 세계에 딥 다이브하고 있는 강돈혁을 만나 근황을 물었다.


학창 시절에는 어떤 꿈을 가지고 있었나.

고등학교 때는 수학 교사가 꿈이었다. 하고 싶은 공부만 하는 성격 탓에 수학을 제외한 나머지 성적이 아쉬웠다. 수학교육과의 내신 합격 점수가 1점대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어, 다른 꿈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어릴 때부터 장이 안 좋았는데, 순수한 마음에 내 장을 직접 연구해보겠다는 부푼 꿈을 가지고 국민대 바이오 발효융합학과에 진학했다.



대학 생활은 만족스러웠나.

1학년 초반에는 여느 새내기처럼 적당히 공부하고 놀았다. 근데 슬슬 전공 공부가 안 맞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생명 공부는 암기 위주인데 사고형 과목을 좋아해서 힘들었다. 거기다 대학교 2학년 때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까지 겹쳐서 슬럼프가 길게 왔다. 학점도 1점 가까이 떨어지고, 집에 혼자 있으니까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을 만큼 힘들어졌다.


어느 날은 부모님과 다툰 후 친구와 배드민턴을 치며 하소연했다. 평소 자주 위로해주던 친구였는데, 처음으로 욕을 퍼부었다. 정신 좀 차리라고. 그때 아차 싶었다. 그길로 부모님께 지난 행동들에 용서를 구하고, 입대를 결정했다.


군대에서의 목표는 진로 탐색과 바른 취미 생활이었다. 독서 100권 그리고 운동. 창업, 주식, 인문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읽어나가다 ‘인공지능과 딥러닝’이라는 책을 접했다. 처음 접해본 딥러닝의 개념에 머리가 맑아지는 듯했다. 수학처럼 재밌었다. 그날 바로 파이썬 기본서와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이라는 교재를 사서 공부를 시작했다.



전역 이후 삶의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들었는데. 

파이썬 실력 향상을 위해 매일 '백준'이라는 사이트에서 알고리즘 문제를 하나씩 풀었다. 대외 활동으로는 독서 토론 동아리에 지원했다. 서류는 붙었지만, 화상 면접에서 떨어졌다. 비대면 면접은 지금까지도 어렵다. 이후 함께하게 된 것이 다이브다.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많은 것을 배웠다. 이보다 큰 터닝 포인트는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소프트웨어학과로 전과도 했다. 학점이 높지 않아 면접을 잘 봤어야 했는데, 그간 공부했던 알고리즘 문제들과 다이브 활동이 큰 도움이 됐다. 과 인기가 높아지던 때라 걱정했지만, 다행히 합격했다.


전과하고 나서는 만족스럽게 다니고 있다. 당시에는 입대 전 낭비한 1년과 날려버린 전액 장학금이 많이 아쉽고 힘들었다. 학과 커리큘럼도 2년 만에 따라잡아야 했기에, 매 학기 6전공씩 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좋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에너지를 준다.

요즘은 어떤 공부를 하고 있나.

올해 초까지 리서치랑 엔지니어링 중에 고민하다 엔지니어링으로 결정했다. 정답이 없는 문제를 개척하는 리서치보다는 이미 있는 것들을 조합하는 일이 나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대학원 진학보다는 개발 쪽 직군으로 나아가고 싶다.


물론 인공지능을 공부한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연구와 실제 개발 사이에 놓인 간극을 메우는 일을 하고 싶다. 그러려면 연구와 개발을 모두 잘해야 해서 쉽진 않겠지만, 지금은 인공지능을 조금씩 공부하면서 개발에 집중하려고 한다. 최종 목표는 MLOps 직군에서 일하는 것이다.



최근 근황이 궁금하다. 

잘 쉬고 있다. 사실 겨울에 인턴으로 근무했던 스타트업에서 좋은 제의를 받아서 여름부터 근무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회사 상황이 여의치 않아져서 7월 한 달의 휴식 기간이 생겼다. 전역 이후로 처음 길게 쉬어본 것 같다.


슬슬 다시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한 달 내내 노니까 그것도 힘든 것 같다. 다시 '백준'에서 알고리즘 문제도 풀고 있고, 스터디도 하면서 일거리를 찾는 중이다.



앞으로 계획해 둔 것이 있나. 

졸업까지 한 학기가 남았다. 보안이나 운영체제 심화 쪽 수업이 더 듣고 싶어 입사는 보류했다. 졸업 후에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실무 능력을 키우고 싶다. 방향만 잡아두고 세부적인 것은 차차 수정해나갈 계획이다.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은 흘러가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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