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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딥 다이브 Aug 22. 2023

선택의 갈림길에서

Humans of daiv. 세 번째 이야기: 강민지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이제까지 쌓아왔던 것들을 과감히 버리기도 하고, 야심 차게 새로운 곳에 발을 들이기도 한다. 때때로 그런 선택은 인생을 좌우할 만큼 결정적이다.


AI를 공부하다 보면 그런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너무나 방대한 이 세계에 내가 발을 들여도 될지, 원래 하던 길로 돌아가야 할지 고민의 순간들이 찾아온다. 오늘은 그 갈림길에서 다시 AI를 택해 deep daiv.를 성공적으로 수료한 강민지를 만나보았다.


최근 취업에 성공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삼성전자에 입사하게 됐다. 거의 1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취업 준비를 했는데도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이번에도 안 되면 개발 역량을 키워 엔지니어링으로 길을 틀어보려는 생각도 했다. 그렇게 현실과 타협할 즈음, 운 좋게 입사 기회가 생겼다.


이제는 맘 편히 실컷 놀고 있다. 수능 끝난 이후로 아르바이트와 공부 모두 쉰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전부 그만두고 잘 쉬는 중이다. 노트북도 항상 충전기를 달고 다녔는데, 요즘엔 충전할 일이 거의 없다. 그 정도로 노트북을 멀리하고 있다.



굉장히 열심히 살았을 것 같은데.

대학교 입학 당시 재수나 반수 생각이 정말 많았지만, 재밌게 대학 생활을 즐기는 주변 친구들을 보니 마음이 해이해져 제대로 임하진 못했던 것 같다. 결국 학교로 돌아가 전공 수업을 듣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동아리나 학생회 같은 교내 활동엔 관심이 없었는데, 돌이켜보면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대신 정말 많은 아르바이트를 해봤다. 학원, 과외부터 프렌차이즈 카페, 아이스크림 전문점, 개인 카페 등 다양한 업종을 경험해 봤는데 각각 장단점이 있다. 학원이나 과외는 학생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가르쳐도 결국 학생들이 하지 않으면 남는 게 없다. 그럴 때마다 허무함이 몰려와 학원을 떠났고, 다른 직종의 아르바이트도 이것저것 도전해 봤다. 카페 아르바이트의 경우 정신적으로 크게 힘들진 않았지만 체력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다. 그래도 차라리 몸이 고생하자는 생각이었다.


그럼 인공지능은 본격적으로 언제부터 공부했나.

‘BOAZ(보아즈)’라는 동아리로 데이터 분야에 처음 입문했다. 사실 2학년 때까지만 해도 외부 활동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그러다 ‘데이터 사이언스 개론’이라는 전공 수업을 듣고 데이터 마이닝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 그렇게 휴학 후 BOAZ에 들어가게 됐다.


머신러닝부터 시작하는 단계였는데,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주피터 노트북의 존재도 동아리에서 처음 들었다. 모르는 만큼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세션 수업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스터디에도 참여해 일주일에 거의 5일을 동아리 활동에 매진했다. 그럼에도 이해가 안 돼 결국 모르는 상태로 흘러간 적도 많다. 베이스라인 코드만 뜯어보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려서 인공지능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 데이터 시각화를 접하게 됐는데,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게 느껴져서 그런지 흥미가 붙었다. 간단한 코딩과 미적 감각을 활용해 내가 원하는 바를 표현할 수 있어 시각화에 많은 관심을 쏟게 되었다.

데이터 시각화에서 방향을 틀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

6개월 동안 시각화 인턴을 진행하면서 이 길이 맞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 시각화는 데이터를 통해 보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원하는 인사이트를 도출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인턴을 진행할 당시에는 ‘대시보드 시각화’ 그 자체에 더 집중했었다. 그리고 시나리오 설계부터 인사이트 도출의 과정까지 창의력이 많이 요구된다고 생각했고, 그 부분이 나에게 더 어려움을 준 것 같다. 특히 프로그래밍을 통해 무언가를 구현해 내는 것 자체에 흥미를 느끼기도 했고, 컴퓨터과학과를 전공하여 개발과 점점 멀어지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러던 중에 좋은 기회로 SKT에서 진행하는 AI fellowship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여기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AI에 대한 흥미를 되찾았다. 6개월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AI 모델 개발의 전 과정을 경험해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지금껏 공부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에 대한 연구로, 처음 보는 DB도 다뤄보고 생각만 했던 알고리즘을 AI 모델에 적용하기도 해봤다. 물론 많이 부족한 상태였기에 멘토님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긴 했지만, 덕분에 이후 AI 분야의 길로 걸어가야겠다는 결심을 내릴 만큼 많은 것들을 배운,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하고 나니, 이대로 개발자를 하지 않으면 수년간의 노력이 그대로 사라질 것 같았다. 당시 컴퓨터과학과 주전공에 통계학을 복수 전공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다이브 리더와 비전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었고, 결과적으로 다이브에 합류하게 되었다. 지금껏 겉핥기식으로 공부해 왔던 것들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정리하고, 다양한 주제의 프로젝트를 경험했다. 물론 다이브를 수료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AI에 대한 공부를 놓지 않았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느낀 게 있다면.

기초가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다. 내가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어필하려 해도, 어떤 이유에서든지 기본적인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다면 결국 그 프로젝트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은 사람이 되기 마련이다. 특히 인공지능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기업들의 경우 기본 개념들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분명히 공부한 적 있는 내용인데도 가끔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경우가 있어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그래서 AI를 새롭게 공부하는 친구들을 만나면 지금 공부하는 것이 시간이 지나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이라며 강조하곤 한다.



앞으로의 고민은 없나.

취업 후 처음으로 걱정 없이 마음껏 놀다 보니 오히려 출근을 어떻게 하지 고민이 많았다. 그래도 요즘엔 다시 입사 후 어떤 목표를 가지고 새롭게 달려 나갈지 고민하고 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프로그래밍에 대한 욕심이 있어 AI 개발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싶다. 결국 정확하게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어필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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