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by Om asatoma



나에겐 세상이 저렇게 보여

차마 볼 수 없어서
마주하기 두려운 것들
사실을 진실을 실체를 피하고 싶어서
비겁하기 때문에
흐리게 보는 거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눈물이 맺힌 채 세상을 볼 수밖에 없어서

새어 나는 눈물을 막을 수도 없고
아린 눈물을 뚝뚝 흘려버릴 수도 없어서

눈가에 스미려는 순간
얼마나 이를 앙다물어야
이미 맺힌 눈물을 떨구지 않을 수 있는지 아니

바다로 걸어 들어가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바다가 바다로 보이지 않을 거야

한참을 울고도 다 흘리지 못한 섪음이 터져
저와 같이
아득하고 아늑하고 평화로운 대지의 품으로 걸어 들어가는 거야

양수羊水가 넘실대는 태중胎中으로 걸어 들어가는 거야

저 사진 앞에서 나는 눈을 깜박일 수 없었어
맺히지도 않은 눈물이 떨어져 버릴까 봐
너 앞에서 꺼이꺼이 목 놓아 버릴까 봐

저 사진 앞에서 내가 고개를 돌려버리거든
멈칫거리며 서 있거든
나 한 번만 안아주지 않을래

그러면 분명히 울어버릴 텐데
나 한 번만 토닥여주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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