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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느 Oct 26. 2024

10월 회고

10월은 좋아진 날씨와 함께 마음이 많이 차분해지고 즐거운 일들을 많이 찾아다녔으며 생산성도 높아진 한 달이었다.

전 달들과 비교해서 긍정적 에너지를 주는 이벤트가 비교적 많아서 회고하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한 달이었다.

의미 있었던 이벤트 위주로 회고해 보기.


1. 브런치 팝업 스토어 방문 - 브런치 작가가 되다


송원님이 알려준 브런치 팝업 스토어, 일 핑계로 방문을 계속 미루다가 결국 10.13 팝업 스토어 마지막 날에 겨우 방문했다.

베네핏이나 뭔가 받을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팝업 스토어 방문자는 원하면 브런치 인턴 작가로 등록을 해주고, 10.27까지 3편의 글을 쓰면 자동으로 브런치 작가로 전환해 주는 이벤트가 있었다.

꽤 오래전부터 브런치 작가 신청해보고 싶은 생각은 있었지만 작가 지원글 쓰는 게 너무 귀찮아서 계속 안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과정을 생략하고 작가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생각지도 못하게 만나게 된 것이다. 물론 글 3편을 써야 하지만 그동안 회고 모임 하면서 쌓아둔 글이 이미 3편은 훨씬 넘었기 때문에 전혀 부담스러운 조건이 아니었다.

실제로 이미 브런치에 3편의 글을 업로드했기 때문에, 27일이 지나면 자동 전환이 될 것 같다.

소소하지만 생각지 못했던 뿌듯한 수확의 하나다.


막상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게 되니 새삼 플랫폼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글 쓰는 것에 평소 관심 있고 좋아하고, 회고 글쓰기 모임으로 약간의 강제성마저 부여되기 때문에 혼자서도 한 달에 최소 글 3편은 쓰는 편이긴 하다.

그런데 나보다 글쓰기에 훨씬 진지하고 진심인 사람들이 많은 브런치라는 공간에 들어와보니 나도 좀 더 많이, 그리고 더 퀄리티 좋은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무언가 이루거나 해내고 싶다면 같은 관심사와 목표를 가진 사람들의 무리에 가는 것이 정말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지금 나는 내가 원하는 에너지의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가?

질문을 던져본다.



2. 이적 콘서트 / 빈 필 콘서트


한동안 공연 불감증에 걸렸다가 지난달 전민철 발레리노의 라바야데르를 보고 순식간에 완치가 되었다.

이후 의욕이 많이 올라와서 그간 눈여겨보고 있었던 공연 두 개도 집념의 취소표 줍기에 성공해서 다녀왔다.


이적 콘서트는 이미 자세하게 후기를 썼고,

빈 필 콘서트는 어제(10.25) 다녀왔다. 이건 공연 자체에 대한 후기를 쓸지는 모르겠다.

빈 필은 공연 자체도 감동이지만 더 의외의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다.

그동안 도통 뿌옇기만 하고 잘 보이지 않았던,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방향에 대한 그림을 갑자기 조금 뚜렷하게 볼 수 있게 된 것.

원체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고 특히 빈 필 최애이긴 하지만 어찌하여 그런 조화가 일어났는지는 나도 모를 신기한 일이다.


내 경우엔 아직 답을 모르겠는 고민을 계속해서 마음에 품고 있다 보면 어느 순간 무엇인가를 매개로 마음에 빛이 비친 듯 그간 내내 안 보였던 답이 갑자기 밝아지곤 했다.

막상 답을 찾고 나면 항상 ‘이 답은 사실 마음속에 내가 이미 갖고 있었던 거구나’ 싶었다.

흔히 하는 말로 답은 항상 네 마음속에 있다 뭐 그런 거다. 항상 이 자리에 있었는데 그동안 때가 무르익지 않아 발견하지 못했을 뿐.

고민이 충분히 숙성되게 두면 답은 무엇인가의 매개를 만나 마음의 표면 위로 떠오른다. 그때가 바로 내가 답을 발견하는 순간이다.

그것이 때로는 누군가와의 우연한 대화일 수도, 책이나 영화일 수도, 혹은 이번 내 경우처럼,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연주일 수도.


공연이 끝나고 감동에 겨워 휘갈겨 둔 메모에 이렇게 적었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마음,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의 힘. 꿈을 꾸게 하는 힘.’


나에게 클래식 음악이란, 그런 것이다.



3. 어느 정도 마무리 된 일


10월 중순까지는 업무상 이벤트가 하나 있어서 이래저래 자료 요청에 많이 시달렸다. 그로 인해 밀린 자잘한 업무들도 있었다. 그 모든 일들을 그래도 이번주 초 기점으로 다 털어서 너무 홀가분하다!

물론 이곳이야 예상치 못하는 일이 매일매일 생기는 곳이니 예정된 이벤트가 없다 해서 한가할 것이란 착각은 이제 더 이상 하지 않지만, 그래도 당장 예정된 일이 12월까지 없다는 것만 해도 마음이 한결 가볍다. 적어도 예정된 일도 하면서 갑작스러운 이벤트까지 겹치지는 않을 것 아닌가! ㅎㅎ (일의 한가함 수준에 대한 기대치가 굉장히 낮아졌다.)

일 외 다른 곳에 에너지를 좀 더 쏟아보아도 좋을 것 같다.

그간 마음의 여유가 없어 많이 챙기지 못했던 개인 성장이나 자기 발전, 자기 돌보기, 특히 11월에는 친구들과 사람 만나기를 늘려볼까 한다.



4. 다이어트와 운동


10월은 다이어트를 맘먹고 한 한 달이었다. 10년 가까운 시행착오를 거쳐서, 드디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현실적인, 지속가능한 다이어트와 운동법을 찾았다.

비결은 강도를 포기한 꾸준함이었다.

매일 한 시간씩 운동을 하지 않아도, 식단을 타이트하게 제한하지 않아도,

- 저녁에는 탄수화물 먹지 않기 (점심은 먹고 싶은 대로 먹는다),

- 운동은 하루 10분일지라도 거르지 않고 하기 (내 경우엔 운동은 하루 안 하면 다음 날도 안 하고 싶더라. 그렇게 해서 작심삼일 된 수많은 날들이 나의 지난 10년이었다)

- 전날 과식했더라도 다음날은 원래 루틴으로 돌아오거나, 한 끼 먹을 거 두 끼를 더 클린한 거 먹기


이것만 지켜도 눈바디가 달라짐을 체감할 수 있었다. 처음엔 체중도 열심히 재면서 생각보다 빠르게 체중이 줄어드는 재미에 신나서 운동과 식단을 꽤나 열심히 했었는데, 2주쯤 넘어가니 감량 속도가 정체되면 거기에 스트레스 받거나 집착하게 될 거 같아서 당분간 체중은 재지 않기로 하고 건강한 식단 운동 루틴만 꾸준히 지켜나가고 있다.


한국 돌아와서 계속 게을리했던 발레도 다시 의욕이 일어서 한 달 쿠폰권을 끊고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나가고 있다. 그동안 무너졌던 기초를 다지면서 동작 디테일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목표가 있으니 좀 더 집중할 수 있고 집중하면 더 재밌어서 선순환 중. 다음 달에도 계속해봐야지.



5. 가을과 좋은 날씨 즐기기


짧은 좋은 계절을 즐기기 위해 주말에는 짬을 내서 근교 나들이도 가고 있다.

모임으로 우연히 가게 되었던 포천 카페 + 산책이 너무 좋았어서 부모님을 졸라서 이번주에는 가평 쪽 수목원과 카페에 다녀왔다.

근교 카페는 서울 카페에는 없는 매력이 한가득이다.. 특유의 북적거리지 않는 느낌이 좋아서 앞으로 종종 다니고 싶다..! (운전을 해야 하나)



여름에 너무 의욕 없이 축 쳐져 있었는데 잠재의식이 그걸 보상이라도 하려는지 딱히 애쓰지 않았는데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 의욕이 올라와서 바지런을 좀 많이 떨었던 10월이다. 확실히 나는 가만히 있을 때보다 뭐라도 하면서 움직여야 새로운 생각도 영감도 얻는다. 그 느낌이 좋아서 늘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는 중. 11월에도 좀 더 선명해진 방향성으로 추워지기 전에 부지런히 움직여보자.


회고글을 쓰기 위해 10월에 썼던 다이어리 기록들도 뒤적여보았는데 맘에 꽂히는 문장이 있었다.


10월 15일의 온느가, 10월 26일의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날들의 온느에게 하는 말. (참고로 이 아이디어 자체는 내가 생각해 낸 것은 아니고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라는 책에서 가져왔다. 그 책을 읽다가 떠오른 감상을 나의 문장으로 정리한 것)



매일매일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지겠다, 1cm라도 나아가겠다라고 다짐하고 지키면 된다. 시간의 축적이 나머지는 해결할 것이다.


돌아보면 하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은데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적이어서 버둥대며 답답함을 많이 느꼈던 올해였다. 애를 쓰다 이제는 한계를 받아들이고 비로소 욕심임을 인정하고 내려놓게 되었다. 욕심껏 하지는 못 하지만 대신 아주 조금이더라도 할 수 있는 만큼만은 꼭 하자. 가고 싶은 방향으로 1cm, 아니면 0.5cm만큼이라도 움직이면 그 방향성이 쌓여서 제자리에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훨씬 더 바라는 결과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과도한 욕심을 냈던 시기보다 마음도 편하고 결과도 더 좋은 것 같다.

느려도 꾸준히 걸어온 10월을 칭찬하며, 11월은 용기를 얻어 더욱 풍성한 결실을 향해 나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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