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꼭 다이어트를 결심한 날 밤에는 생맥주가 당기는 걸까
"맥주"
단어만 들어도 캬-하고, 시원-하고, 왠지 치킨 냄새가 날 것 같은 느낌이다.
특히나 요즘같이 슬슬 더워질 무렵이면,
밖까지 훤히 뚫려있는 치킨집에서 한 손에는 닭다리, 한 손에는 맥주를 들고 있는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편의점에서 4캔에 만원 하는 수제 맥주를 종류별로 사들고 와서, 짭짤한 과자랑 먹는 것도 좋다.
때로는 한강 근처에 돗자리 펴고 앉아, 피자에 생맥주까지 배달시켜서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렇게 생각만 해도 시원하고, 상쾌한 맥주는 좀 먹다 보면 10분에 한 번씩 화장실을 들락거릴 만큼
대부분이 '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도대체 왜 살이 찌는 걸까?
다이어트할 때마다 한 번쯤은 찾아본 영양소 별 칼로리.
(1g 기준) 탄수화물은 4kcal... 단백질은 4kcal... 지방은 9kcal...
그리고 알코올은 7kcal...
사실 이 '칼로리'라는 것은 열량의 단위일 뿐, 살이 찌게 되는 지표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많이 먹으면,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게 되고, 그럼 결국 살이 찌는 것은 맞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어떤 영양소를 섭취하느냐 인 것. 각 영양소 별 대사과정은 너무 깊게 들어가므로 생략한다)
그렇기에 밥(탄수화물)을 105g 먹는 것과 맥주(알코올)를 60ml 마시는 것은 결코 같은 게 아니다.
그런데 왜 우리에게 '맥주'는 살찌는 음식물로 인식되어 있을까?
알려져 있는 바로, 맥주는 500ml에 150kcal 정도 한다고 한다. (당연히 맥주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여기서 150kcal라고 하면 뭔가 많은 것처럼 느껴지는데,
참고로 바나나 중간 사이즈 1개가 110kcal 정도 한다.
보통 성인 여자 하루 권장섭취 칼로리가 1,500-1,800kcal 인 것과,
그리고 맥주 500ml가 4캔에 만원 하는 세계맥주 사이즈라는 것을 감안해 보았을 때,
오히려 상대적으로 칼로리가 낮은 음식물이라고 볼 수 있다.
(보통 세계맥주 2캔 정도 먹으면 배부르니까)
심지어 우리 몸은 알코올에서 생긴 에너지를, 포도당보다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술을 마시고 있으면, 알코올 분해 시 발생되는 열이 체온 유지 등 기초대사에 먼저 사용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알코올 녀석, 생각보다 다이어트에 영향을 미치지 않잖아?!'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문제는 안주를 먹으면서부터 시작된다. (도대체 왜 때문에 맥주는 튀김이랑 잘 어울리는가)
기본적으로 술을 마실 때 먹게 되는 안주들은 우리의 위를 보호해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띠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칼로리가 높은 음식들이 주를 이루게 된다.
(위를 보호해야 속이 안 쓰리고, 속이 안 쓰려야 토를 안 하지)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아까 알코올에서 생긴 에너지는 포도당보다 우선하여 사용된다고 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안주로 먹으면서 섭취하는 포도당은 자연스럽게 사용 순위에서 밀려나게 되면서,
결국 근육이나 간에 잉여 열량으로 남아있다가, 마지막에는 체지방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포도당은 섭취하면 글리코겐의 형태로.... 어렵고 재미없으니까 생략)
그러다 보니 술을 마시면서 먹는 안주는 자연스럽게 복부에 쌓이게 되고,
결국 우리는 최후의 수단으로 또다시 가르시니아를 찾게 되는 것이다...
(절대 가르시니아 홍보글 아님)
결론은 맥주(및 다른 알코올)는 살찌는 음식물이 결코 아니다.
다만 맥주와 함께 먹는 그 기름지고, 짭짤하고, 매콤한, 그 맛있는 것들이 원인이다.
그러므로 맥주를 마실 땐, 채소를 이용하여 만든 건강한 안주를 곁들여 먹는 것이 바람직...
하긴 하지만......
솔직히, 하루 종일 회사에서 갈굼 당하고, 서류 빠꾸 먹어도,
퇴근하고 시원한 맥주 한잔에 치킨 한 조각 뜯을 생각에 버티는데.
살 좀 찌면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