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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 Oct 18. 2020

누군가를 소외시키는 칭찬은 싫어서

칭찬을 못 받아서 소외감을 느낄 누군가를 생각하며

앞에 하얀 티셔츠를 입은 사람이 두 명 있다고 치자. 둘 중 한 명에게 '하얀 티셔츠가 참 잘 어울리네요'라고 한다면 그 말을 들은 사람은 아마 기분이 좋아질 거다. 그런데 옆에서 칭찬을 받지 못한 한 명은 '나는 안 어울리나'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소심한 편이라 그런지 이런 류의 걱정을 하느라, 사람이 많은 자리에서 특정 인물에게만 칭찬하는 건 지양한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하는 칭찬이어도, 그 순간 누군가 소외감을 느낄지도 모르니까. 


소심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소외감을 느낀 적이 있었기 때문일 거다. 학생 때도, 회사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이런 일은 생각보다 흔하니까. 나도 열심히 했는데 왜 나한테는 칭찬이 없지, 라면서 갑자기 불안해지기도 한다. 결국 모든 건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런 마음이 없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는 편이다. 박애주의자라서가 아니라, 내가 칭찬을 많이 하고 다니면 결국 내게도 칭찬이 돌아올 거라는 간사한 생각 때문이다. 다만 내 칭찬이 누군가를 기분 좋게 할 것에 대한 생각보다도 그 칭찬이 혹시 옆에 있는 다른 누군가를 섭섭하거나 소외시킬 수 있는지부터 생각하게 된다. 나 또한 그런 기분을 느끼고 싶지는 않으니까.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혹시라도 상처 받을 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이런 걱정을 해야겠다. 



*커버 이미지 : 고흐 '두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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