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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록원 Jul 17. 2019

유머 적중률 90%! <롱샷>

진짜 웃겨요 정말로요

*브런치 무비패스로 관람한 영화입니다.

*스포 없습니다!!



로맨스 코미디, 일명 로코는 분명 가볍고 유쾌하지만 어딘가 유치하고 뻔하다. 그 맛에 보는 마니아들도 많지만 분명 '유쾌'하긴 한데,, 코미디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조금씩 있는 영화들이 많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 유머 적중률 90%인 로맨스 코미디 영화가 등장했다. 어딘가에서 봤던 식상한 홍보기사 제목 같은 수식어구여서 스스로 적으면서도 신빙성 없게 느껴지지만, 실제로 영화 시사회에 직접 가서! 직접 보며! 나 자신(의 빵 터짐)과 관객 분위기를 직접 겪은 후에 낸 결론이다! 10%가 빈 이유는 영화가 시작하고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가 파악하는 데 처음 10분 정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10분을 제외하고 <롱샷>이 던진 유머는 매번 영화관에 있는 관객들의 개그 코드를 적중했다.


한마디로 정말 웃겼다. 사실 고백하자면 시사회 가는 길이 그날따라 유독 조금 귀찮았고 영화에 대한 기대도 없었는데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 보통 필자는 영화 리뷰를 적을 때 해석이나 생각, 감명 깊은 점에 대해 풀어쓰곤 했는데, 이번 리뷰는 가장 인상 깊은 점이 '웃기다'였기 때문에 조금 다른 식으로 리뷰를 적고자 한다. '리뷰'지만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이 '프리뷰'처럼 참고해서 이 영화를 즐기길 기대하며, 지금부터 스포 없이 롱샷의 관전 포인트-매력포인트를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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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 넘치는 캐릭터들


코미디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뭐니 뭐니 해도 캐릭터. 이 영화 역시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가득하다. 뻔할지언정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캐릭터들은 개그 요소를 풍부하게 하는데, 이 영화의 캐릭터들 역시 그러하다. 연기에 욕심이 있어 재선을 포기하고 영화계 진출을 노리는 어딘가 부족한 현 대통령, 주연배우들과 감칠맛 나는 티키타카를 완성시키는 샬롯의 부하직원 두 명과 프레드의 친구, 영화 중간중간의 빈틈조차 놓치지 않고 웃음으로 채워주는 나머지 조연들. 뭐니 뭐니 해도 여주와 남주인 샬롯과 프레드의 케미가 멋졌다. 말을 참 솔직하고 찰지게 하는 프레드와 완벽하지만 동시에 인간적인 샬롯의 케미는 정말이지 유쾌했다!


갠 적으로 매기 캐릭터 너무 좋았어요ㅋㅋㅋㅋ (왼쪽에서 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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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신데렐라


완벽하고 멋진 남주를 만나 인생 역전하는 신데렐라 스토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로코장르에서 사골처럼 우려 지는 스토리이다. <롱샷> 역시 크게 보면 신데렐라 스토리긴 하다. 차기 대선을 노리고 있으며 지성에 외모에 능력까지 겸비한 완벽한 정치가와 해고된 전직 기자가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이니깐. 하지만 다른 점이라면 현실에 없을 것 같은 완벽한 사람이 여주인공이고, 신데렐라 역할이 남주라는 점이다. 식상한 스토리를 차용했음에도 그 스토리를 비틀어 색다른 신선함을 주었다. 더 좋았던 점은 그냥 역할만 바꾼 게 아니라 관객이 익숙한 기존의 신데렐라 스토리와 새로운 신데렐라 스토리 설정을 적절하게 버무려 어색하지 않았다. 고전 신데렐라 스토리에서 일명 신데렐라들이 수동적이고 무능력한 것에 비해 <롱샷>의 주인공들은 둘 다 주체적이고 동등하다는 점과 (샬롯이 상사이긴 하지만), 기존 신데렐라+로코의 전형적인 장면들에 유머를 넣어 오히려 패러디를 한다는 느낌으로 유머를 증폭시켰다는 점을 예로 들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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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와 개그는 같이 갈 수 없다 고요?

누가 그래요?


세계적으로 중요시되고 있는 아니 이미 중요시된 PC주의를 잘 따른 영화다. 그런데 재밌다. (PC / political correctness / 정치적 올바름 =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에 근거한 언어 사용이나 활동에 저항해 그걸 바로 잡으려는 운동) 보통 PC를 신경 쓴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에 스토리가 끊기거나 뜬금없이 해당 장면이 등장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런데 <롱샷>은 그런 어색함이 전혀 없다. 오히려 '입바른' 소리를 하면서 웃기다. 가장 큰 매력포인트가 아닌가 싶다. 보통 미국식 유머는 편견이 연상되는 상황에서 보통 사람이면 하지 않는 말을 대놓고 하는 식의 유머가 자주 등장하는데, <롱샷>은 미국식 유머가 가득함에도 전혀 불편하지 않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에 대해서 영화로 직접 확인하기 바란다. 아 여기에는 세스 로건이 연기한 남주 프레드 캐릭터가 큰 몫을 했다. 설명은 여기까지.






정말 오래간만에 재밌게 본 코미디 영화였다. 재밌는 코미디, 더 나아가 유치하지 않은 로맨스 코미디를 본적이 언제인지.. <롱샷>은 누구나 가볍고 편하게 즐길 수 있지만 유치하지 않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며 미국 시트콤의 향기가 강하게 풍겼다. 넷플릭스에서 <굿 플레이스>, <브루클린 나인나인>, <프렌즈>등 가볍고 유쾌하고 재밌는 드라마-시트콤을 즐겨 보던 사람이라면 적극 추천한다. 커플들에게도 이 영화를 추천한다. 유쾌하고 유치하지 않으면서 재밌는 로맨스 코미디라 적격이다. 커플이 아니어도, 현란한 씨지로 피로한 눈과 묵직한 스토리로 피곤한 심신을 달래고 싶은 모든 무비 러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진짜 웃겨요 정말로요




writer 이맑음


브런치 무비패스로 직접 관람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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