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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준혁 May 29. 2019

토론을 제대로 배워야 하는 이유

#인문학 #디베이트 #토론 #토론수업

  사회가 원하는 정보를 찾아내어, 구성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인문학적 능력'은 주입하듯 가르치는 기존의 교육방식에서는 기르기 어렵다. "제가 제대로 질문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이라는 문장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질문마저 옳고 그름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대중의 시선이 내 발언에 집중되는 발표 자리는 공포 그 자체다.

  많은 교육자들은 오래전부터 이것을 해결해줄 답을 서구의 토론교육에서 찾기 시작했다. 그들은 서구의 아이들이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표현해내는 능력이 어릴 때부터 배워 온 토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외국의 교실을 살펴보면 교사는 무리하게 학생들에게 지식을 쏟아내려 하지 않는다. 쏟아지는 지식을 담아내느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생각하는 길을 토론을 통해 알려준다. 직접적인 가르침(teaching)보다는 문제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coaching)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토론이 시작되면 학생들은 논제에 대한 심화학습과 함께 왜 이 문제를 토론해야 하는지를 배운다. 주제도 되도록 학생의 현실적 문제가 반영되도록 노력하는데 학생이 실제로 직면한 문제일수록 발언에 진정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교육 이전에 이루어지는 동기유발은 배움의 이유를 스스로 생각하게 해서 토론을 통한 지식의 습득이 행동과 의식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이것을 '지식의 체화'라고 부른다. 한국에서 서구식 토론인 디베이트가 주목받는 이유가 바로 이 '지식의 체화'에 있다. '지식의 체화'는 단순한 지식 축적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교육을 변화를 낳는 배움이 될 수 있게 도와준다.


  인간은 한평생 말하며 살아간다. 대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개인, 집단 사회 간에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한다. 토론은 이런 대화를 위한 훈련방법이다. 특정 문제를 두고 옹호 또는 비판해보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게 되고 상대방 의견에 논리적·감성적으로 반박하는 과정에서 설득하는 능력을 길러준다. 토론은 세상과 소통하는 일종의 대화법인 셈이다.




토론의 교육의 효과

  앞서 동기유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가 배우고자 하는 대상에 어떤 특정이 있는지,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알고 시작한다면 학습의 즐거움은 당연히 배가 된다. 무엇보다 동기유발의 과정은 사회적 필요에 의해 선택된 공부가 아니라 학습자 스스로가 배움의 주제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적 효과도 높다. 토론의 매력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좀 더 쉬운 이해를 위해 몇 가지로 분류해봤다.



① 자료 분석 능력의 발달

  토론은 주어진 논제가 나온 배경을 이해하고, 주어진 입장에 맞는 논리를 구성하여, 이와 관련된 근거자료를 모으는 것부터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배경지식을 활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자료를 모으게 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주관성과 객관성을 모두 갖춘 토론의 자료가 준비된다. 그러나 자료를 많이 찾는다고 해서 토론에서 유리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교육적 토론은 정해진 시간과 규칙이 있기 때문에 주어진 자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② 표현능력의 발달

  토론은 자신의 생각을 주장으로 만들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특히나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인재가 드물다고 하는 요즘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은 현대에서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 토론의 준비과정에서 발제문, 논설문, 입론서 작성 등의 글쓰기 표현이 가능하며, 직접 토론하는 과정에서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수사적인 기법도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말로 하는 표현도 이루어진다.



③ 논증 능력의 발달

  논리적인 기술을 배운다고 해서 논리적으로 말하거나, 논리적인 글을 쓸 수 있다는 보장은 할 수 없다. 논리를 익히기 위해서는 문제를 '논제화'시키는 훈련을 해야 하는데 이는 서로 다른 가치, 이익, 행동에 대해 특정 입장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논제화에 성공하면 논제에 대한 주장을 제대로 입증해야 할 의무와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해야 할 의무를 동시에 가지게 되는데 이것을 주장과 반박이라고 부르며 토론의 기초이자 논증의 원리이다.



④ 경청 능력의 발달

  타인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나와 입장이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서라면 말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오히려 듣기이다. 상대방의 주장은 무엇인지,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잘 들어야만 반박의 의무를 이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⑤ 가장 민주적인 의사소통 방법

  일상에서 권위를 앞세워 일방적인 형태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상사와 부하, 부모와 자식 심지어 동등하다고 생각되는 친구사이에서도 볼 수 있다. 토론은 혼자서 하는 일방적인 의사소통이 아니다. 특정한 주제를 놓고, 서로 다른 입장에서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거나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 상호 간의 소통이다. 토론이 가지고 있는 스포츠맨십, 엄격한 규칙, 토론매너, 수사 등은 토론이라는 자리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성숙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 준다.

  간혹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진행하는 토론의 형식에 대해 너무 극단적인 주장을 내세워 발언이 격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전혀 민주적이지 못하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토론을 진행해보면 상대방의 논리를 전면 부정하며 논리를 펼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전략적으로 논리적인 설득뿐 아니라 감성적인 설득도 더해야 완벽한 설득에 가까워질 수 있다.



토론1인분 5화 - https://brunch.co.kr/@herman-heo-se/51



토론1인분 4화 - https://brunch.co.kr/@herman-heo-se/49



토론1인분 3화 - https://brunch.co.kr/@herman-heo-se/48


토론1인분 2화 - https://brunch.co.kr/@herman-heo-se/46


토론1인분 1화 - https://brunch.co.kr/@herman-heo-se/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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