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뭐라고...긴 인생 살면서 처음 마주해본다
종부세 나왔대. 얼른 조회해봐.
소식빠른 동생이 톡을 보내왔다.
둘다 잔뜩 긴장했다.
지금까지 세금을 내며 쭉 사용했던 서울시 세금납부 앱인 STAX에 들어가보니 내역이 없다.
아... 종부세는 국세구나.
그간 재무 업무를 해오며 회사 종부세 업무를 처리해왔으면서도 내 돈, 내 세금이 아니다 보니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 그냥... 업무의 일환이었을 뿐.
홈택스에 들어가 조회한다.
어쩌다보니 주변에 부자가 많은 인생을 살게 되었는데 그들이 입을모아 하는 말이 있었다.
보유세 때문에 못살겠다고.
특히 어느 시점에는 재산세보다 종부세가 더 많이 나와서 정말 죽네 사네 했다고...
아무리 하소연을 해도 내게는 늘 먼 세계 일, 남의 일일 뿐이었는데
기나긴 인생을 살아오다 이제서야 종합부동산세를 마주하게 된 나.
떨린다.
긴장된다.
물론 두 집의 공시지가 총합이 크지 않아 뒷통수가 띵할 정도의 금액은 아니겠구나 싶었다
이미 충격과 공포는 지난번 재산세에서 실컷 때려 맞았다.
조기은퇴를 못할지도 모른다는 공포. 꿈을 이루지 못할 것 같다는 좌절.

홈택스 진입.
로그인.
두근두근.
이번 정부가 유난히..누군가에게는 너그럽다보니 금액이 크지 않을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마주한 금액은!
이 정도라면 나의 작은 원룸을 팔까 말까 고민한게 민망할 정도이다.
(애착이 커서 가지고 있고 싶었지만 세금 문제 등으로 팔까 말까를 한참 고민했었다)
팔까말까를 고민할때 상담해준 부동산 빠꼼이 친구가 그랬다.
세금은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일희일비 하면 안된다.
지금 이랬다고 내년에도 이러라는 법은 없으니까...
어쨌든 선방 했다.
애착 가득한 첫 집을 어찌할까 고민하는 것은 아직 시간이 있으니 잠시 미뤄두려 한다(아마.. 안팔겠지..)
얼마전에도 원룸에 살며 아파트로 이사하고 싶다는 친구를 꼬드겨 문래동 아파트 임장을 다녀왔다.
임장다니는게 취미라 종종 혼자 다니곤 했는데 이제 정말... 더이상 무언가를 했다가는 영영 은퇴할 수 없을 것 같아 그쪽에 신경을 끄려고 하고있지만 그래도 어떡해, 임장 너무 좋은걸!
친구 찬스 잘 써서 다녀왔다.
나는 더이상 매매를 할 수 없으니(하면 안되니) 주변 지인들의 매매 행위에서 행복을 얻고자 하는 이상한 심리!
이정도면 부린이 자격 있다~
창밖으로 4계절을 느낄 수 있는 집에 살게 된 것도, 다 끊임없는 관심과 도전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그랬듯이 나의 동무들도 만족스러운 집순이 생활을 할만한 공간을 갖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