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투정

071. 일하는 엄마

by Defie

아침 출근길, 간신히 일어나 소파에 앉은 아이가

"엄마... 회사 가지 마..."라고 말하며 울먹이기 시작한다. 잠결인가... 나쁜 꿈을 꿨나...?

꾹 다문 입이 뒤집어진 U자 모양이 되어있다.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자주 그러지도 않는 터라 난감한 아침. 그렇다고 회사를 빠질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최대한 대수롭지 않게 대응하는 수 밖에

"오늘 갔다 오면 내일은 파란 날(토요일)이니까 엄마 회사 안 가잖아~.어린이집도 안 가고...내일 실컷 놀자"


아직 성에 차지 않는 듯

"엄마는 매일 늦게 오잖아요" 아이가 한마디 더 거든다. 이번 주는 진짜 일찍 왔는데? 아이의 모습을 스캔하듯 살피는데 어딘가 아픈 거 같지는 않다. 다행이네... 이제 가야지...

외투를 입으면서 대답을 해줬다.

"저녁에 일찍 올게^^"

...

아이는 안다. 엄마는 그래도 갈 거라는 걸...

"그럼 ㅇㅇ(아이 이름) 자기 전에 꼭 오세요"

아이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떼를 쓰지 않아서 어째 더 마음이 짠하다.


벌써 6살, 어린이집 생활 5년 차인데도 가끔 이럴 때가 있다.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함께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아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는 조건에 돈이 포함되어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 한다.

이렇게만 생각하면 왠지 불행한 것 같은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내 일을 하고 그것이 결과를 보이고 조금 더 유능한 사람이 되고 싶은 내 욕심도 그 안에 포함되어 있으니까 -

아이의 삶만큼 내 삶도 중요하다. 한번 일을 그만둬버리면 다시 커리어를 쌓는 것은 쉽지 않다. 지금 당장은 엄마와의 시간이 절대적이겠지만 그 시간은 점차 줄어들 것이고, 반면 나는 다시 일을 하기 어려울 것다. 아이 또한 집안사정때문에 꿈이 작아지는 것을 바라지않을 테고-


함께 걸어가지만 언젠가 아이는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하고 그때 내가 상실감이 아닌 다른 기대와 희망으로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려면 내 삶을 이끌 나만의 무언가는 필요하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겐 그것이 일이 나에게 주는 중요한 가치다.


그냥 우리 엄마는 회사에 가서 일을 하는... 그러고 나서 주말에 온종일 있어주는... 그래도 나를 사랑해주는 마음은 가득한, 그게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주면 좋겠다.


어떤 말을 해줘야 하나...

아이를 꼭 안아줬다.

이제 헤어져야 한다.

"엄마가 회사 갔다 올 때 풍선 사 올까?"

"... 네"

"엄마 갔다 올게"

"다녀오세요..."


집을 나섰다. 봄이 오려나 싶었는데 조금 서늘하다.

"금요일이라 다행이네~"

혼잣말을 되뇌면서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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