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과 결혼해서 일본에 살고 있는 아는 동생이랑 오래간만에 카톡으로 안부를 물었다. 우리나라야 큰 고비는 넘어간 코로나 19가 일본에서는 이상한 방식으로 알음알음 퍼지고 있어서 조금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보다 약 7살 정도? 어리지만 아이가 둘인 가정주부- 대학 졸업 때 즈음인가 집 앞 비디오 가게 아르바이트생과 손님으로 만나서 20년도 넘게 인연이 이어져오는 친구다.
객관적으로 나보다 더욱 안정적이고 윤택한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라 뭔가 크게 도와줄 수는 없지만, 일본보다야 한국이 더 안전할 수 있으니 넘어오라는 말을 건넸었다.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공간 정도는 있으니까-
남편도 일본에 있어야 하고 마스크도 잘 쓰고 다니니 조심한다는 것으로 일단락, 한바탕 그간의 살아온 이야기가 이어졌고 그 다음 날, 한국에서 파는 무언가를 사서 보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생일을 주기적으로 챙기거나 하는 사이는 아니지만 서로의 속내를 어느 정도 알고 있고 일 년에 한 번 정도씩 그냥 주고 싶어서 선물을 보내 주거나 하는 사이이니 크게 부담은 되지 않는다. 제품값이야 나중에 받아도 그만, 만나서 맛있는 걸 먹으면서 퉁쳐도 그만- 이틀 만에 배송받은 제품을 얼른 EMS로 보내는데 악화된 한일관계 그리고 코로나 19 때문에 한 달 정도 걸린단다. 그래도 그나마 제일 빠르다는 게 이 방법이라고 해서 일단 보냈다.
보내고 나니 왠지 뿌듯한 기분- 아마도 내가 해준 것보다 훨씬 더 많이 고마워하는 이 친구의 태도 혹은 마음 탓일 거다. 나이 차이가 적지 않아서 언제나 내쪽이 무언가 이야기를 풀어내는 편이었고 이 친구는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쪽이었는데 어떤 말을 하던지 좋은 쪽으로, 긍정적으로 들어주고 감탄해주는 고마운 태도를 이 친구는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들었던 이 말
"역시... 언니는 제 멘토예요"
칭찬을 먹고사는 나는 이 말에 매료되어버렸다...
그래서 이 친구에게 여전히 본받고 싶은 사람으로 남기 위해 조금 더 으쌰 으쌰 할 때가 있다. 의도치 않건 의도하건 다행히 그간 져버리지 않은 이 친구의 착각은 깨지지 않았고, 그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비록 소수일지라도
마음을 주면 그 마음을 고마워하는 사람들하고만
나의 배려를 너무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혹은 부담스럽거나 버겁게 여기는 것도 아닌
마음으로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과만 관계를 나누고 싶다.
일을 하면서 생활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으니
최소한 개인의 인간관계는 내 자신이 제어하고 싶다.
사탕발림이나 좋은 소리만 듣고 싶다는 것은 아니다.
조금 듣기 쓴 말이라도 나를 위해 해주는 사람,
내가 자신을 위해 노력한 것을 고마워해주는 사람이면 된다.
내가 좀 더 나은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도록 만들어 주는 사람-
격려해 주는 사람
고마워 해 주는 사람
이제는 그런 사람들과만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