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과 식당

095. 디테일의 힘

by Defie

요즘 대한민국의 화두 중 하나는


내가 긴급재난 소득요건에 드는가 듣지 않는가

각 지역별 긴급 생활자금을 받을 수 있는가, 아닌가

일 것이다.


투자, 그리고 사람들이 체감하는 정부 정책 관련 콘텐츠를 쓰고 있는 터라 서울, 경기, 대구. 경북 등의 '긴급 생활자금' 관련 안내문과 공지 등을 온라인으로 일일이 살펴보았다.


목적과 취지, 신청방법이 자세히 설명된 곳이 있는 반면, 간략하게 골자만 써놓고 내가 대상인지 아닌지는 다시 한번 찾아봐야 하는 곳도 있다.


모든 문제의 해결은 큰 방향과 추진이지만

사람들에게 와 닿는 부분은 제일 최종의 디테일인 것 같다.

아 그래, 취지 좋고. 누구누구 주고... 근데 어디서 확인하지? 끝에 의문이 남으면 명쾌하지 않아 진다.


기획자, 실행자들은 계속적으로 검토해온 사안이라 1부터 10까지 중 하나정도를 빼먹어도 내용이 다 눈에 들어오지만, 그 정책을 처음 보는 일반 사람들은 하나만 중간 생략이 되어있어도 혼란스럽다. 더군다나 실제 사용자들이 체감하는 부분은 반영되어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혼란 위에 다시 불편함이 얹어진다.


비단 정책적인 부분만 그런 것은 아니다.


점심시간, 회사 근처에 음식을 꽤 괜찮게 하는 초밥집에 갔었다. 점심특선 초밥이 10000 원을 훌쩍 넘으니 그다지 싼 편은 아닌 곳. 같이 간 직원 하나가 다양한 생선회가 얹어진 세트 안의 참치초밥 한 조각을 다른 걸로 대체해줄 수 없는지 물었다. 자신은 먹지 못한다며,

주인인 듯한 직원이 대답했다.

"보통 그런 경우는 테이블에서 알아서 바꿔드세요. 바꿔드리지는 않습니다"


너희들끼리 알아서 바꿔먹으라는 말인데, 아 그렇군.. 뭐 이러고 별 대꾸는 하지 않았는데,

입맛이 뚝 떨어졌다.

왠지 그날따라 초밥이 신선하지 않은 느낌도 있었고 함께 나온 미니우동도 미지근해서 맛이 없었다.

주문을 하면 요리사분이 바로 만들어주는 시스템의 식당에서 그게 그렇게 어려웠을까? 그날따라 손님이 적어서 여유로워 보였는데 말이지... 나름의 솔루션이라고 말한 게 알아서 나눠먹으라니... 음식을 먹고나서도 뒷맛이 조금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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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는 '방법'이 훨씬 더 중요하다.

주고도 욕먹는 경우가 생기는 것은

상대방을 제대로 배려하는 디테일이 없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것도

말을 하는 것도

혼자서 하지 않는 관계가 필요한 모든 것에서의 마무리는

배려를 바탕으로 한 디테일 같다.



남 탓을 할 것이 아니라,


나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겠다. 내가 상대를 제대로 배려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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