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알려준 것

093. 연날리기

by Defie

아이를 위해서 연을 날렸다.

바람이 쌩쌩 부는데도 연은 위로 올라가지 않고

자꾸 곤두박질쳤다.

아이는 연신 "엄마 파이팅"을 외치고 있으니

여기서 포기할 수 없지.

줄을 풀었다가

당겼다가

연을 들고 열심히 앞으로 뛰어갔더니

드디어! 아, 날았다!

한 번 날기 시작한 연은

줄이 풀리는 대로 위로 위로 올라갔다.


만원에 세 개 하는 뽀로로 연인데도

제법 높이 올라간다.


내 힘이 적어도 괜찮다

강한 무언가의 힘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만 있다면...


10여분? 아이가 신나 할 때 즈음

연이... 나무에 걸렸다.

걸린 쪽의 반대편으로 연줄을 돌려봤지만

거센 바람에 실이 더욱 엉켜버렸다.

낑낑댄 지 20여분...

사뭇 찬 봄바람에 아이의 벌게진 얼굴을 보고, 연 회수를 포기하기로 했다.

실패는 건지기로하고 연과 연결된 실을 끊어냈다.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지만

이제 돌아가야한다.


아이를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잘한다고, 방심하지 말 것.

아깝더라도 포기할 줄 알 것.


별 거 아닌 연날리기에서

꽤 많은 걸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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