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서 사라지는

098. 단조로운 생활

by Defie

주중엔 출근과 퇴근

주말엔 아이와 놀거나 집안일.

그리고 중간중간에 슬라이스같이 얇게 껴있는

공부, 병원, 쇼핑 욕구를 대신해주는 일상용품 구입.


가뜩이나 단조로웠던 생활이

코로나 19 덕분에 더욱 단순해졌다.


브런치에 올리는 이 일기는

주중엔 보통 출근길 버스에서 작성하는데

요즘엔 쓰는 시간보다

어제 뭐했지?

일기로 쓸만한 게 뭐였지?

생각하는데 시간이 더 많이 간다.


나이가 들면 시간이 빨리 흐르는 이유는

시간이 진짜로 빨리 흘러서가 아니라

기억을 꺼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의 기억은 잊히는 것이라기보다는

어딘가에 차곡차곡 저장되고 그걸 쉽게 꺼낼 수 있는지 없는지 여부에서 결정되는데

새로운 것들은 뇌리에 쉽게 각인되지만

일상적인, 기계적으로 똑같이 이루어지는 것들은 낱장이 아닌 묶음으로 저장된다.

그래서 다시 꺼낼 때 새로운 기억들은 낱장으로 다 떠오르기에 그 시간 시간들이 생생하지만

묶음 저장의 경우는 통 시간으로 하나로 꺼내어지니 시간이 금세 흐른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매일매일이 새로운 경험이었던 어렸을 때의 기억은 생생한 반면 어른이 되고 쳇바퀴 같은 생활은 기억을 꺼날것이 많지 않아 그냥 훌쩍 시간이 흘러간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를 극복할 방법은? 위의 내용을 알려준 책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매일매일의 평범한 일상일지라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라고-


꽤나 인상 깊게 읽어서 두어 번 반복해서 읽고 선물하기도 했는데

요즘 이것저것에 치여 생활하면서 까맣게 잊고 있었다.


어제, 자잘하지만 새로운 어떤 일이 나에게 있었는지 생각해본다.

- 오전 업무 중 군것질을 달고 있는 것 같아, 과자 중지 따뜻한 물만 마셨고

- 달달한 게 당겨서 따뜻한 티라미슈 라테를 처음 마셔봤고(카페인 취약 자라 커피 자체가 모험이다)

- 업무용이긴 하지만 주식책을 처음으로 읽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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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많지 않네.

오늘은 좀 더 새로운 일을 많이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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