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099. 눈 주사

by Defie

일기 99일째.

투병 중인 것도 아닌데 병원 가는걸 너무 많이 써놔서 이젠 그다지 쓸 말도 없겠구나 싶었는데

바로 전 일기에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해야 기억에 오래 남는다'라고 써놨었는데...

그래서 그런 건가

난생처음 겪은 일의 후유증이 반나절도 넘게 이어졌다.

고질병인 눈 염증 때문에 회사 근처에 새로 개척한 안과는 4층짜리 안과 전문병원- 내가 앓고 있는 염증을 치료해주시는 분도 있겠다 싶어 방문했는데 기존과 같은 안약에 추가 안약을 하나 더 받아서 잠시 갸우뚱, 며칠 후 차도가 그다지 없다고 느낀반면 의사 쪽에서는 괜찮다고 한 그날부터 염증이 심해졌다. 투약 횟수 늘리는 것밖에 답이 없다 싶어서 재방문, 역시나 염증이 심해져있다는 의사의 말 "어떻게 아셨어요?""아프니까요". 안약 투약 횟수를 늘렸다. 그리고 다시 이틀 후 그다지 나아지지 않는 것 같다 이야기했더니 의사 소견도 그렇단다.


그리고 눈에 주사를 맞자고 했다.

약효가 빨리 온다고...

으엑? 조금 경악하면서도... 의사가 권유하는 것이니 그렇게...

눈 아래쪽에 직접 주삿바늘을 넣는 일을 당했다.

누워서 일단 마취 안약을 두 방울 넣고 주사가 눈앞에서 왔다 갔다 했다. 1시간은 눈 위로 붕대 착용.


안과 검진 빨리 끝내고 카레집에서 치즈크로켓을 추가로 한 버섯 카레를 먹으려는 금요일 점심의 상큼한 계획은 안대와 함께 날아갔고 에꾸눈선장꼴로 어딜 가나 싶어 사무실로 돌아와 편의점 음식으로 대충 점심을 때웠다.


그러나 주사가 문제가 아니었다.

한쪽 눈 만으로 모니터를 보고 콘텐츠를 작성하는 것만으로도 곤욕인데 마취가 깨자 주사 맞은 오른쪽 눈에 누군가 계속 모래알을 비비는 것처럼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한것이다.


일은 하고 있지만.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1시간 후 붕대를 빼니 그나마 두 눈으로 보이기는 하는데 통증은 여전하고

그렇게 오후 시간이 굉장한 기억으로 머릿속에 기록되었다.


주말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고는 하는데...

금요일 병원 갈 때만 해도 불편함과 나아지지 않는 게 문제였다면 지금은 아픈 게 심해져서 이거... 괜찮은 건지... 조금 불안한 상태.


이런 경험은 난생처음이라도 하고 싶지 않다.

1시간 에꾸눈선장으로 있어본 결과

알게 된 두가지


1.나는 오른쪽눈을 주로 쓰는 사람이었다.

왼손잡이 , 오른손잡이처럼 눈도 주로쓰는 눈이있다고한다. 한쪽씩 눈을 가려보면 주로 봐왔던 쪽을 알 수있는데 나는 명백히 오른쪽. 오른쪽 눈을 가리고 나니 계속 뭔가 불안정하다


2.사람들은 그다지 남에게 관심이 없다

화들 짝 놀라는 사람도 없었고

괜찮냐고 묻는 사람도 안과 다녀왔다는 말에 '아-'정도의 반응이었다. 하긴 뭐 별로할말도 없었으려나...

.

오늘의 새로운 일

ㅡ눈에 주사를 맞아봄. (절대 아픔. 절대 비추)

ㅡ한쪽 눈을 가리고 일을 해봄 (집중 제로.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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