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버스로 한 시간도 더 걸리는 양재 시민의 숲. 강남역에서 갈아타기까지 해야 하는데도
굳이 아이를 데리고, 거기까지 간 이유는
용인에 사는 사촌언니&조카와의 만남 때문이다.
아이를 놀리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중간지대라고 해야 할까?
아이 동반 공원 나들이는 작년 여름에 이어 근 1년만. 약속시간은 12시인데, 8시부터 마음이 분주하다.
놀기 좋은 넓은 공원 하나가 있는 것일 뿐 주변에 놀꺼리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놀이도구? 들은 가져가야 한다.
작년의 기억을 살려, 스티로폼 비행기와 비눗방울 버블건, 그리고 여분의 옷 그리고 아이들 간식거리를 조금 챙겼다.
식사는 그냥 대충 근처에서 사 먹는 걸로...
예뻐서 아껴 썼던 아이 여름 모자가 이제 작아져서 맞지를 않네..-0-
코로나 19 이후로 아이와 대중교통을 타고 가는 것도 실로 오래간만- 그리 어렵지 않게 버스를 타고 약 40여 분 만에 강남역에 도착했다. 한산한 거리- 아직 시간도 조금 있겠다~ 아이들 먹을 거 말고 어른들의 간식거리를 좀 사갈 생각으로 두리번거리는데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옷 상점 두어 개를 지나 걸어가던 중 발견한 타르트 전문점에서 문득 발길이 멈췄다.
유리장 속에 예쁜 타르트, 마들렌이 줄지어 있는 곳- 아이 옷이 담긴 배낭을 메고, 한 손에는 아이 장난감이 담긴 쇼핑백까지 든 나에게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기분이라도 좀 낼까 싶어 레몬 마들렌과 치즈 타르트, 그리고 포도알이 송송 박혀있는 특제 청포도 타르트를 하나 더 골랐다.
택시 타고 15분 후, 양재 시민의 숲 도착
다시 10분 후 유모차에 아이 장난감과 돗자리와 아이들 점심 거리를 직접 만들어서 바리바리 싸온 사촌언니를 만났다.
하늘은 파랗고 공원은 잔뜩 핀 튤립과 꽃들로 알록달록~ 적당한 평상을 찾아 돗자리를 깔고 일단 아이들 점심부터 먹였다. 유부초밥과 김밥- 할당 분량을 다 먹은 아이들에게 1차 놀이기구로 비행기를 쥐어주었다.
원래 계획은 1차 비행기 2차 버블건 3차 모래놀이... 뭐 이런 식으로 한 시간 정도 텀이 있으려나 생각했으나, -0-웬걸... 버블건의 존재를 알게 된 아이들에게 스티로폼 비행기 따위는 시시한 것-0-
20여 분 후 바로 버블건 (건전지를 넣고 손으로 누르면 음악과 함께 비눗방울이 분사되는...)으로 전환되었다.
버블건에 배터리를 넣어주고, 눌러주고... 간간이 아이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보니 그 사이사이 언니와 대화할 시간 따위는 없네...-0-
2통의 버블이 다 소요되는 시간은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고-0- 아이는 이제 모래놀이 도구를 만지기 시작한다..
"얘들아 너무 빠르다고..."
공원 온 지 1시간도 채 안돼서 1,2번 모두 클리어
이제 남은 건 모래놀이뿐
다시 놀이터 옆으로 자리를 옮기고 본격적인 모래놀이가 시작되었다.
사촌언니가 야심 차게 준비한 (이것도 쿠팡 로켓 새벽 배송) 모래놀이도구는 아이들에게 '대 인기'
신발도 바지도 얼굴도 엉망이 되어가고 있지만, 아이는 모래놀이에 푹 빠져서 신나 있고
그제야 나와 언니도 한시름 여유가 생겼다.
슬슬 배고파질 3시에... 꺼낸 마들렌-
하늘이 파랗고 공기가 따뜻하다 못해 조금 뜨거워지려 하는 한 낮엔 시원한 맥주가 제격인데
아직 상태가 여의치 않아 사이다만 홀짝여야 하는 나와, 아침부터 애들 점심 싸느라 고생한 언니를 위한
조금 비싼 빵, 마들렌과 타르트 흡입 시간-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고생했다~"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그렇게 모래놀이는 3시간 동안 지속되었고
우리는 그 사이 조금씩 조금씩 밀려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