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체온이 37.3도라서
어린이집에서 또 데리고가라는 연락이왔다.
열이나면 집에서 쉬세요~라는 코로나 권고사항은 알겠는데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체온이 높다고!
어린이집에 두고 나오자마자 바로 연락이온터라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소아과까지 갔었으나
이상없다는 소견
그래도 어린이집은 못가니 아이는 오늘 시댁에서 봐주시기로-
저녁,
아이를 데리러 시댁으로 향하는 버스 안
갑자기 승객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아저씨! 버스에서 불나는데 얼른 세워요!"
어느 나이좀 있으신 아주머니의 다급한 목소리.
뒤편 자리에서 사람들이 눈이 향하는 버스뒤쪽을 돌아보니
연기가 자욱하다.
'아...내가 탄 버스에 불이난거네?'
다행히 안쪽은 아니고 바깥쪽이다.
사람들의 아우성이 있고, 2분여 후
운전사분이 버스를 도로 오른쪽에 세우셨다.
승객들은 서둘러 버스에서 내렸다.
버스뒤쪽, 엔진인가에서 연기가 계속 나고 있었고, 나는 연기를 뚫고 다른 버스를 타러 정류장으로 향했다.
버스안에서 "내려줘요!를 외치던 아주머니가
내리자마자 "에혀 죽을뻔했네"라고 말씀하신후
힘차게 어딘가로 가셨다.
소방차 두어대가 오는 것을 보면서
아무일없던듯
뒤이어 온 다른 버스를 타고 시댁으로 다시 출발-
아마도 옆에서 소리를 질러주신 아주머니덕이었을거다. (원래 아주머니들은 오지랖과 감정표현의 대가들이시니까. 옆에 있으면 반대급부로 침착해진다.ㅋ)
크게 표정이 변하지도
호들갑을 떨지도 않았지만
다른 버스를 타고 연기 자욱한 그 곳을
빠져나가서야 비로소 조금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지금보다 훨씬 최악에 직면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사람들은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된다지.
나중에 '그때 좀 더...'라고 후회하지말고
조금 만족스럽지 못할지라도
지금에 충실하자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