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조카의

156. 밥

by Defie

첫째 조카가 아파서

어른들은 모두 병원행

둘째 조카가 주말 동안 우리 집에 와있기로 했다.

언니랑 같이 잔다는 것만으로

아이는 신나하는 반면

난 뭘 먹여야 하나 티 나지 않게 고민을 조금 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건 해산물

전날 집 앞 마트에 같이 가서 먹고 싶은걸 고르라고 했더니

오징어와 데친 문어를 고르더라.


아침에는 오징어볶음에 밥을 주고

점심에는 유부초밥에 새우를 넣은 떡볶이를 해줬다. 간식은 요구르트와 체리, 블루베리, 방울토마토 한 접시

저녁은 가족모임, 엄마가 삼계탕을 해주셨고

생일 축하 초콜릿 케이크를 먹은 뒤

문어에 소스와 야채를 살짝 얹어 먹였다

아, 오전에 놀이터에 가서 뛰어놀고 아이스크림도 먹었네.


아이보다 세 살이 많은 둘째 조카는 이제 초등학교 2학년.

6살인 아이보다야 손의 훨씬 덜 가지만 그래도 뭔가 더 좋은걸 해줘야 할 텐데... 계속해주면서도 괜찮은지 자꾸 확인하게 되었다.

눈치가 빤한 제법 큰 둘째 조카는

주는 대로 잘 먹는데 혹시나 불편하지만 그냥 참고 있는지 신경이 쓰였다.


날은 참 더웠고

아이는 온종일 신남 모드

엄마는 점점 녹초가 되어가는 중


크게 별다른 티 내지 않고 잘 지냈지만

엄마 아빠와 함께 있는 것 보다야

불편했겠지. 단편적인 기호밖에는 알 수 없으니까-


그래도 이틀을 함께하면서 BTS의 팬이라는 것도 알았고

잠버릇도 알았고

단짝 친구 세명의 별명도 알았고

레모네이드를 좋아한다는 것도 알았다


취향이 분명하고, 주관이 있는

하나의 존재로 성장하고 있음이

부모가 아닌 고모인데도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이들이 잘 자라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있을까?


조금 더 든든하면서도 대화가 잘 통하는

좋은 고모가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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