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여행중 셋째날 밤늦게
지인에게서 미우라 하루마의 자살소식을 들었다.
젊고 전도유망한 유명 연예인의 죽음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나만은
인생을 통틀어 꽤나 재밌게보냈던 그 시기에
자는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을 함께했던 tv속
한 사람이 바로 그 배우였다.
나보다 무려 12살 아래,
다들 20대초반에 가는 어학연수를 30대초반에 갔었으니, 그 당시 내가 어울리던 아이들과 비슷한 연배였고 커리어적으로는 갓 성인으로 자신만의 입지를 굳히던 배우였다.
로맨스로 접한 일드가 스릴러물 등으로 취향에 맞춰 달라지듯 로맨스 드라마의 주인공이었던 그가 유약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구하는 '블러디 먼데이'라는 재난드라마의 히어로가 된 것도 그 즈음이었다.
세상은 구해야 하지만 자신 주위의 사람들을 잃는 아픔에 더 힘들어하던 캐릭터는 치기어린 연애물의 주인공이었던 그를 조금 다른 눈으로 보게 만들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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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한국으로 돌아와 일드와 멀어지면서 다시 생계전선에 뛰어들고 나만의 아이돌인 '아이'가 생기면서 흠모하던 많은 꽃미남들과 함께 그도 잊혀졌다.
그렇게 13년... 듣게된 그의 사망소식.
나는 꿈이나 장래포부라고 말하기도 뭣한 생계형 어른으로 아둥바둥살고 있는데 다 가진 것처럼 보이던, 여전히 젊은 그는 더이상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나보다. 내가 일본에 머물렀을 때의 그 나이가 되어 그는 시간을 멈추었다.
그의 사망 소식을 듣고 내가 보낸 카톡 대답은 '좋았던 날의 추억이 사라져버린 것 같아'였다.
나의 좋았던 날의 기억들
그리고 이제 그에게는 없을 새로운 추억들...
삶과 죽음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
타인이 왈가왈부할 것은 아니며
왜 에 대한 의문의 답은 자신 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40살도 넘게, 어이없는 일들을 여전히 당하고 있으면서도 꿋꿋이 살아가고 있는 내가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당장 하늘이 무너질것 같아도 삶이 계속되는 한 어떤식으로든 지나간다는 것을
반짝이는 청춘들이 알지 못하고 사라져버린다는 데 있다. 자신을 멈추는게 아니라 자신을 괴롭히는 그것을 잠시 덮어두면 되는 것인데...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인생은 희노애락으로 가득차있고
시간을 겪어내면서 알게 될 많은 것들을
그는, 아니 지금 머릿속에 스쳐가는 그들은
더 이상 누릴 수 없다는 것이 많이 아쉽다.
지금의 내 나이가 되어 또 다른 인물을 연기할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음이 더욱 아쉽다.
마음 속으로 조용히 그들을 추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