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평범한 워킹맘의 비범한 책읽기

004.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어떤 책을 고를까?

by Defie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임'을 뒤로하고 큰 마음을 먹고 책을 집어들었다.

그런데 이 책이 재미가 없다....

라고 하면 이미 독서는...끝이다.


책블로거가 되고나니 주위에서 "좋은 책 추천좀 해줘"라고 말할 때가 있다.

왠지 나를 '책전문가'로 인정해주는 듯한 느낌이라 으쓱함은 잠시, 그런 질문만큼 난감한 질문이 있을수가 없다.


왜냐하면, 책은 지극히 '사적인'취향이기 때문이다.

현재 관심이 있는 분야, 그동안 책을 읽어왔는지 안 읽어왔는지, 좋아하는 장르가 있는지, 베스트셀러를 좋아하는지 아니면 스테디셀러를 좋아하는지, 그리고 책을 읽고 싶은 이유가 뭔지 등을 다 살펴봐도 추천하고 싶은 한 권이 제대로 나올까 말까인데, 다짜고짜 "많이 읽어왔으니 꼽을만한거 딱 없어?"라고 말하면, 머뭇거릴 수 밖에 없에 된다.


그만큼, 책을 고르는 것은 어렵다.


많이 읽는 사람이라면야, 그거 보고 아니면 다른거 보면돼. 라고 말해줄 수 도 있는데 (나한테 보통 그렇게 한다) 자 이제, 간만에 결심해서, 책 한권쯤 보자! 라는 사람에게 잘못된 책을 추천해줬다간, 그 사람의 인생에서 책이 사라지는 끔찍한 경험을 선사하게 될 수 도 있으니까-


내 경우에는

아이를 낳고,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근 4년동안은 책을 손에 대지 못했었다. 아이가 깨어있을 때부터 잠이들때까지 눈에서 떼지 못하니, 다른 일을 할 수 없는 것은 인지상정- 말이야 매일매일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와 하고 있으니 괜찮았지만 , 어느덧 '글을 읽고 행간을 파악하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졌다는 걸 알게되었다.

책 파워블로거가 되자! 라고 결심하고 가장 먼저 집은 책은, 그 때 유행하던 베스트 셀러 같은 것이 아니라, 내 손으로 직접 사고, 그 당시 책을 구매했던 나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책이었다.


그렇다면 다시 책읽기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권하는 책은

내가 좀 아는, 친숙했던, 그리고 '재밌었다'고 생각하는 책이다.


눈이 다쳐서 한동안 글자를 보지 못할 정도의 사람만이 아니라면, 천지개벽을 할 만큼의 시간이 흐른것도 아니고,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동일한 사람이기 때문에 선택은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책 고르는 것부터 부담을 가지고 시작하면 그 다음엔 더 부담이 된다.


책장에 읽을 만한 책이 정말 없고, 뭔가 '새로운 지식을 쌓고 싶다'라는 생각이 송송 샘솟는다면, 방법은 세가지정도다.


1. 발품을 팔 수 있을 정도로 의지가 있다면 -> 독립서점을 방문, 주인장에게 책을 추천 받는다.

독립서점은 '책을 무지하게 좋아하는 사람'이 만들어낸 책의 성지다. 취향을 업으로 삼고 있는 주인장이 '온화하게 웃고 있을 것'이다. 기존 대형서점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책과 책 배치를 함께 볼 수 있을 것이고, 손님의 취향에 기꺼이 '상담자' 내지는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일단 마음에 드는 책을 집어든 후 주인장과 상담하라.


2. 친구정도 만날 수 있는 시간 밖에 없다면-> 나랑 취향이 맞는다고 생각하는, 가까운 사람에게 책을 추천받는다.

중학교 이하의 학창시절 친구는 여기서 제외한다. 학창시절친구와 여행을 가면 꼭 싸우듯, 그 친구들과는 '추억'이 맞는 것이지, '취향'이 맞는 것이 아니기 때문- 최소 대학친구 이상의 '취향'과 '의견'이 비슷한 친구가 지금 어떤 책을 읽는지 물어본다. 추천을 받아도 좋고 빌려도 좋다.


3. 돈은 있고 시간은 없다면-> 관심분야의 베스트셀러를 두어권 그냥 산다.

남들이 다 읽고 있다는 책에는 이유가 있다. 대중적인 책은 무난하고, 어쨌든 '누군가와 대화꺼리'가 되는 소재들이 많다.


이렇게까지 설명했으나, 위의 3가지 중 책을 선정받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1,2페이지에서 도무지 진도가 안나간다면, '글을 페이지씩 읽는 능력'이 조금 휘발된 상황일 수 있겠다. 그렇다면, 만화로 넘어가준다.

요즘에는 책을 가장한 만화가, 에세이를 가장한 '어른들을 위한 만화'가 꽤 나온다.

(이 이야기는 언젠가 조금더 상세히 하기 위해 남겨둔다^^)



여하턴, 이 글을 읽고있는 누군가라면 '책을 읽고 싶다'의 의지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뭐든 단숨에 이루는 것은 없다. 쉽게 번 돈이 빠르게 뭘 했는지 모르게 사라지듯, 조금씩 어렵게 이루는 것이 몸과 마음에 조금 더 많이 오래오래 남는다.

일기가 아닌 '브런치'를 쓰고 있는데, '누구를 위해서 글을 쓰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글이 도통 써지지 않아서 잠시 멍해졌었다.

누군가를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쓰는 것'이다.

누군가를 위해서 읽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읽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 한걸음이 조금 덜 힘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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