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눈을 떠요

026. 마음속의 어둠을 이겨내는 법

by Defie

수능점수가 200에서 400으로 바뀌었을 때 시험을 쳤다. 형편상 재수는 어렵다는 판단- 머리도 조금 덜 아프고 원서비도 아낄 겸 특차원서를 넣을 학교만 결정한 후 그 학교에서 지원현황을 보면서 원서를 넣었다. 그렇게 들어간 것이 어문학계열, 원래 가고 싶었던 과는 정치외교학과였던 터라 복수전공으로 졸업을 했다. 성적도 영어보다는 이쪽이 더 나았다. 그래서 정치에 관심이 조금은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와 정치인은 엉망진창이지만, 최선보다 최악을 피하는 선택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투표 연령대가 처음으로 낮아진 4월 총선, 각 정당들이 어떤 새로운 인물들을 내세우는지 하나하나 보고 있을 때, 원종건 씨를 보고 반가웠다.

눈을 떠요를 본방으로 보기도 했고 꽤나 열심히 잘 커서 그가 한 회사의 페이스북에서 영상 속 주인공인 것도 보아왔기 때문이다.

야심 찬 성명서도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들어가면 다들 바보에 이기적이 되어버리는 정치판이기는 하지만 이 사람은 그러지 않기를, 변하지 않기를 마음속으로 조금 빌었다.


그리고 미투 운동이 터졌다. 진위를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이 무엇하러 자신의 예전 치부를 공개해서까지 사람 하나를 무너뜨려고 할까- 그 뒤로 이어지는 당시의 안 좋은 소문들... 그는 2분 만에 사퇴를 했다. 그간의 그가 쌓아온 이미지들은 무너졌지만, 시작처럼 끝 또한 깔끔했다.


누구나 마음 한 켠에는 어두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힘들게 살아온 사람에게는 그 극복의 신화만큼이나 뒤집어야 할 많은 스트레스가 있다. 어쩌지도 못하고 그저 참아내야 하는 순간들... 그렇지만 이를 넘기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글을 쓰거나 작품을 만들거나 운동을 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괴롭히거나 이용한다. 무언가를 지배하는 상황에서 그간 쌓였던 반대의 상황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상대방의 아픔쯤은 나의 '쾌감'으로 치환된다. 그간 힘들어온 나였으니 이 정도는 괜찮아 라는 합리화가 그 뒤로 이어지고, 합리화는 습관이 된다. 아픈 사람이 상대방의 아픔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때도 있지만 당해본 사람이 누군가를 더욱 괴롭힐 수도 있다, 집요하게.


특별히 정신적인 문제가 있지 않는 이상 환경과 기질, 그리고 자신에 대한 제어는 세트로 이루어진다.

내가 한 행동의 모든 결과는 결국 자신의 탓이다.


그에 대한 미투가 진짜인지 진위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굉장한 가십거리가 되었고 정치판에 연루되었다가 터진 것이기 때문에 아마 진위를 가리는 것도 혹 아니었더라도 다시 무언가를 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결과가 어떻든 그가 버텨내기를 바란다. 잘못된 일이었다면 반성을, 혹 모함이었다면 끝까지 진실을 제시하기를 바란다.


그것이 세상에 빚을 갚겠다던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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