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목요일 출발 예정이었던 마카오 가족여행이 신종 코로나 때문에 취소되었다. 출발 당일이 친정엄마 생신이라 마카오에서 색다른 생일파티를 하자!라고 계획했었는데 여행 취소로 부랴부랴 생신 전 주 주말에 생일파티가 열렸다. 함께 모이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하고 음식은 최소한으로 간단히, 아이들은 아이들 방에서 놀고 어른들의 긴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그리고 나보다 체격이 조금 큰 올케에게 얼마 전에 산 코트를 선물했다. 단 두 번 밖에 입지 않은 코트였는데, 사이즈가 미묘하게 조금 커서 억지로 두어 번 입은 후에는 도무지 손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볼 때마다 이상한 죄책감에 시달리느니 잘 맞는 누군가에게 주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가성비가 높은 것, 적당한 가격의 적당한 질... 20대 때의 구매의 기준이 그랬다면 40대의 구매의 기준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건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는 나이는 이미 지났고 좀 색다른 것을 사더라도 결국 쓰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제 하나를 사더라도 나에게 꼭 맞는, 비싸더라도 좋은 질의 것을 사려고 노력한다. 명품까지는 아니지만 편안한 좋은 것을 내게 선물하려고 한다.
올케에게 준 코트는 딱 그 타입의 코트가 사고 싶어서 약 2주 동안을 고르고 골랐는데, 막판에 할인 가격에 혹해서 사이즈가 조금 크게 나왔다는 후기를 못 본 척 구매한 코트였다.
멋지게 가성비 말고 어쩌고 써놓기는 했지만, 마음가짐은 아직... 몸에 다 스며들지 못했다. 빈약했던 월급이 시간을 거쳐 그나마 조금 튼튼해졌지만 사고방식이 쉽게 변하지 않아, 다 골라놓고도 가격에 급작스럽게 선택이 바뀌기도 한다.
언니 너무 예뻐요!라고 말하면서 코트를 가져가는 올케의 뒷모습을 보면서 좀 더 잘 벌어야지, 하나를 사더라도 제대로 잘 사야지...라는 다짐을 한다.
살아온 궤적이 취향이 되는 나이다. 어른이 되는건 여전히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