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쁜 일은 한 번에 몰려오는 걸까? 원래 운이라는 게 그런 것인지 아 오늘 운수 안 좋네...라고 생각하는 순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이것도 안 좋지!" "이것도 안 좋을걸?"이렇게 같은 앵글에서 다양한 불운의 아이템들이 손을 내밀어대고 눈에 쏙쏙 들어오는 걸까?
올 겨울 제일 추운 한파라는데 출근길, 음식물쓰레기 버리면서 여유 부리다가 버스 한 대를 놓치고 다른 버스 한 대는 '입석금지'를 표방하면서 서질 않아서 타지못한 뒤, 아침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 20분을 기다려 다음 버스에 탔다. 분명히 자리가 있었는데 내 뒤에 서 있었음에도 뒷 계단으로 올라온 분이 먼저 자리 착석, 꽁꽁 언 발로 50여분을 서서 출근-
출근시간 10분 전 간신히 사무실 도착, 전날 허벅지 뒤쪽이 당겨서 잠을 잘 못 자서 그런가, 아침부터 밖에서 떨어서 그런가 9시부터 졸리기 시작... 안 되겠어서 큰 마음을 먹고 이나영 씨 커피를 타 왔다. 달달하면서도 쓴커피에 잠은 금세 깼지만, 그만큼 심장은 두근거리고 속은 부대낀다. (카페인 취약자라 커피를 못마신다..) 언론 기사 정리... 신종 코로나 때문에 기사가 별로 없네- 안타까운 건 콘텐츠 거리도 없다는 점이랄까...
의자에 앉아있는데도 허벅지 뒤쪽이 골골거리면서 이상한 신호를 보낸다. 언제부터 이랬지? 아... 어제 버스 탄다고 전력 질주할 때 삐그덕거렸었지? 인터넷으로 근처 한의원을 찾아내 예약전화를 걸어봤으나 환자 많다고 퇴짜, 다행히 등잔 밑이 어둡다고 회사 바로 건너편 통증의학과를 발견했다. 의사든 한의사든 그냥 아무한테나 가서 치료를 받자!
퇴근 후 진료.
"무리한 운동으로 인한 근육 손상입니다. 햄스트링 근육이라고 박찬호가 이걸로 은퇴를 했지요. 당분간 치료가 필요하겠어요 "
버스 타려고 뛴 것뿐인데 박찬호랑 같은 급이 라니 뭔가 뿌듯하면서도 어이가 없다. 1시간 반이 넘는 도수치료. 그리고 생각했던 금액에 0이 하나 더 붙은 진료비... 실비보험은 진짜 요긴하구나. 커버...되겠지...?
옷을 갈아입고 휴대폰을 확인하는데 청천벽력 같은 문자가 하나 와있다. 오늘 새로 발견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바로 옆의 시였던 터라 가슴을 쓸어내렸었는데 가까운 지역이니 어린이집 일주일 휴원 권고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뭐... 뭐지 이거?... 일단 집에서 아이를 봐야 할지도 모르니 금주의 유일한 약속은 캔슬. 긴급 보육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라 그 부분을 알아봤다. 남편은 한 번 촬영이 잡히면 뺄 수 없고, 나는 입사 1년 전이라 휴가가 터무니없이 적기 때문이다. 쉰다고 한들 업무 백업도 없으니 펑크가 날 수 도 있다...
친정엄마께 말씀드려볼까 잠시 고민했으나 그냥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했다. 하필이면 내일이 생신..-0- 그래 오히려 다른 곳보다 더 안전할 수도 있지 않을까? 뭐 다른 대안은 없고...
내일 엄마 끓여드릴 미역국재료를 사서 집 도착- 안 아프려고 치료받으러 간 거였는데 도수치료 때문에 며칠은 좀뻐근할 거라고 하더니... 아침보다 더 아픈 이 느낌은 괴롭다. 걷을 때마다 통증이 있으니 그냥 움직이는 것 자체가 짜증이난다.. T^T
벌써 시간은 밤 9시, 식후에 먹어야 하는 병원 처방약을 먹기는 해야 돼서 대충 요구르트 하나를 입에 넣은 후 약을 털어 넣었다. 친구는 왜 카톡 답장이 없담.
이래저래 사방에 불만이 가득한 밤-
아직 잠들지 않은 아이가 침대 속에서 엄마를 반긴다.
"늦게 와서 미안해. 잘자. 사랑해. 엄마꿈꿔"
"응, 사랑해 엄마"
아이를 껴안고 잠이 든다. 내일은 다 괜찮아 질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막상 다 써놓고 나니, 일기에다 투덜대기만 한것이 아닌지 걱정이든다.
그래도 궁시렁 궁시렁 털어놓고 나니 기분은 후련하네-
근데 이거 일기인가 투병기인가... 40대들은 다 이렇게 사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