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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규현 Jul 04. 2017

너와 내게 가장 멋진
브랜드, 네이밍

너와 내게 너무 어려운 브랜드 네이밍 기획

아내의 꿈 찾아주고 백수 되고픈 남편의 기획 노트입니다. 아꼼은 아내의 애칭입니다.


회사에서 서비스 기획을 할 때, 브랜드 네이밍 기획에 소극적이었다. 브랜드 네이밍을 전담해주는 브랜드 마케팅팀이 있기도 하였다. 서비스 담당자가 직접 해야 하는 경우에는, 함께하는 멤버들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어야만 하였다. 그리고 디자인 측면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요소가 담겨 있어야만 했다. 브랜드 네이밍을 하다 보면, 브랜드에 대한 호불호가 다른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내가 선호한다고 하여, 이를 강제할 수도 없기에 적극적으로 '이게 맞습니다'라고 할 수 없다.


아꼼이 하고 싶다는 일 역시, 브랜드 네이밍을 해야 한다. 미루고 미루었던 일이었다. 적당한 이름이 떠오르지도 않았고, 찾았다 싶으면 조건에 안 맞았다. 온라인 서비스가 아닌, 오프라인에 공간을 마련하고 고객과 네트워킹을 하는 업종을 계획 중이다. 그래서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콘셉트를 기획하는 것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였다. 무려 내가 온라인 서비스를 하며 밥벌이를 하고 있음에도 온라인은 뒷전이었다. 




미루어두웠던 브랜드 네이밍을 시작해보자며 아꼼과 카페에 앉아 1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의 생각이 다름을 이해하고, 서로가 동의할 수 있는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와 아꼼만 설득되면 되기에, 조건에 맞는 후보군만 나오면 결정하는 시간을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 기대하며... 우리가 계획하는 브랜드의 조건을 생각해보았다.


조건의 범위를 제한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3개의 질문을 해보았다.


Q1. 세분화된 고객이 있는가?
사업 초기에 주요 고객으로 할 타깃의 지역, 성별, 연령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어 있다. '누구나'를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지역 역시 한정적으로 정해져 있고, 그 지역에 맞게 공간 콘셉트를 정리 중에 있다. 타깃을 고려하여 네이밍 하지 말자. 브랜드의 의미는 텍스트가 만드는 게 아니라 제공되는 콘텐츠가 만든다. 타깃이 누가 되었건 기억하기 쉬우면 된다. 

Q2. 서비스 본질을 마케팅할 것인가?
'다양한 채널에서 일관성 있는 마케팅을 할 것인가?'로 질문을 바꿀 수 있다. 또는 '넓은 범위와 장기간에 걸쳐 동일한 마케팅 메시지로 커뮤니케이션할 것인가?'로도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서비스할 본질적인 콘텐츠로 마케팅할 필요는 없다 생각하였다. 타깃을 상세화하였기에, 서비스 본질에 대해 홍보할 타깃의 범위가 넓지 않았다. 그만큼 타깃에게 서비스 오픈만을 알리는 홍보에는 많은 리소스가 투자되지 않을 거라 생각하였다. 빨리 알리려다가, 오히려 더 중요한 일을 놓칠 수도 있다는 걱정도 되었다. '브랜드명=메인으로 할 온라인 URL' 정도의 조건만 갖추어지면 된다. (근데 이것 하나 만족하는 게 쉽지 않더라. 마음에 드는 건 도메인이 이미 있다.)

우리는 서비스가 제공되는 '오프라인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브랜드를 알릴 생각이다. 예를 들어 공간이 가지는 콘텐츠로 브랜드를 수식하거나 - 타깃이 그 공간에서 얻어가는 결과물(러브마크)로 브랜드를 수식할 생각이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는 그대로 두고, 이질적인 문화 콘텐츠로 공간을 마케팅할 계획이다. (더 설명하고 싶지만 그럼 너무 길어져서... 한 줄로 요약하면, 제공되는 콘텐츠와 공간의 문화 코드를 분리하고 공간 마케팅에 집중한다.)

서비스 본질만 가지고는 살아남기에는 힘든 세상이다...

Q3. 브랜드의 확장 가능성이 있는가?
서비스 타깃의 확대 또는 새로운 비즈모델의 발굴 기회를 만들 것인가? 서비스나 사업이 잘 성장하면 경쟁사도 나타나고, 고객을 더 끌어모아 돈을 더 벌고 싶은 게 당연하다. 브랜드의 확장 가능성은 철저하게 배제하기로 하였다. 일단 1년은 버텨보고 고민할 문제다.


위 3개보다 더 많은 질문들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질문 수만큼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복잡한 의미를 지닌 브랜드 후보를 놓고 고민하게 될 것 같았다. '이러한 이유로 브랜드명이 OOO입니다'라고 했을 때 한 번에 이해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좋은 브랜드라고 합의하였다. 꼭 이해시킬 필요도 없다. 다시 말하지만, 누구나 쉽게 기억되기만 하면 된다. 


위 질문들을 바탕으로 우리한테 어울리는 '브랜드'의 조건을 정리하니 3줄도 안된다. 30분 넘게 고민한 결과가 3줄 뿐이 라니... 그래도 하나하나 정리하고 쌓아가면 분명 우리 마음에 쏘~옥 드는 브랜드가 탄생할 거라 기대한다!


1.브랜드명은 공간 마케팅을 위해 '스튜디오'라는 앞 또는 뒤에 포함한다. 예) OOO 스튜디오
2. 스튜디오를 제외한 글자 수는 되도록이면 4음절 이하를 선택한다. 길면 구전될 때 쉽게 떠올리고 말하기 어렵다.
3. 고급스러울 필요는 없다. 예쁠 필요도 없다.
4. 컬러, 꽃말, 과일, 시간, 요일, 관련 의성어&의태어 변형... 등등


혼자 정리하려니 쉽지 않네. 또 함께 커피 마시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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