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오늘은 두발 자전거 가져와야 해!"
등원하면서 던진 말. 그때까지만 해도 별 생각 없었다.
오후 5시. 하원 시간.
자전거를 챙겨 유치원으로 가면서 생각했다. '오늘 자전거 많이 타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오랜만에 집 근처 큰 공원 가서 실컷 태워줘야지.'
거기엔 조그만 자전거 트랙도 있다. 길 따라 자전거 연습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하원하고 가방은 와이프에게. 편의점에서 포카리 한 병 사서 출발.
문제는 속도다.
다섯 살 아이의 자전거 속도가 보통 3분 30초~4분/km. 런닝 해본 사람은 안다. 이게 얼마나 빠른 속도인지. 운동부족인 평범한 대한민국 아빠로선 따라가기 벅차다.
"천천히 가~ 아빠 따라갈게..."
여기저기 돌고, 트랙에서 놀고.
광장에는 BMX 타는 고등학생들이 있었다. 꽤 잘 탔다. 아들과 한참 구경했다. "아빠, 나도 저거 탈 수 있어?" "당연하지. 조금만 더 크면."
6시 반. 근처 숯불갈비집으로.
돼지갈비 2인분, 밥 한 공기. 아들과 완밥.
고기만 먹길래 밥 + 고기 + 깻잎 조합을 숟가락에 올려줬다. 영양 밸런스까지 챙기는 게 아빠의 역할이다.
너무 잘 먹었다.
다시 공원 가서 자전거 타고, 마트 들러서 과자 하나 사서 집.
운동 앱을 확인했다. 내가 6km를 달렸다. 아들은? 최소 8km는 탔을 거다.
다섯 살에 8km. 대단해.
영양제 먹이기 → 씻기기 → 양치질 → 책 읽어주기. 까지 임무 완수!
첫째는 둘째랑 같이 잔다. 둘째가 자기 전엔 엄마가 옆에 있어줘야 한다. 첫째도 같이 옆에 있는다.
그 시간, 나는 잠깐의 휴식. 그리고 재미있는 개발 작업.
일주일에 5일 이상, 우리 가족은 다 같이 공원과 놀이터에서 논다.
'이렇게까지 해주는 아빠가 어디 있어?'
언젠가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지길 바랄 뿐이다.
그런데 둘째를 많이 못 챙겨줘서 미안하다. 오늘 첫째가 8km 탔으니, 내일은 둘째 차례다.
오빠가 탔던 밸런스바이크 연습시켜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