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by 김영근

갑자기 낮시간이 훌쩍 길어졌습니다. 마구 정신없이 달려가던 시곗바늘 마저 걸음이 더디어진 듯합니다. 춘분을 앞둔 해길이가 사뭇 길어졌거니와 Daylight Saving Time으로 바뀐 시간 때문이기도 할 터이고, 무엇보다 아무래도 조금씩 게을러지는 나이 탓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내는 나이를 거스르고 싶은지 재즈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며 수업에 들어간 시간, 봄을 맞이하는 길을 걸었습니다. 겨울을 녹여 물오르는 대지와 말갛게 푸른 하늘 그 사이를 건듯 상큼한 마른바람으로 채워 어깨 펴고 큰 숨 한번 들이쉬게 하는 공원을 걸으며 저도 모르게 흥얼거려 본 노래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읊조려보는 노랫말입니다.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저 솔로몬의 옷보다 더 고운 백합화/ 주 찬송하는 듯 저 맑은 새소리/ 내 아버지의 지으신 그 솜씨 깊도다>


내 유년의 기억 속에 깊이 박혀 있던 이 찬송의 힘을 늘그막에 봄이 내리는 공원에서 느껴보는 봄맞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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