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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Nov 05. 2017

인구통계학으로 보면 한국도 일본도 중국도 미래는 없다

[북앤톡]2018 인구절벽이 온다를 읽고

2014년에 출간된 책 '2018 인구절벽이 온다'를 보면 세계 경제의 미래는 암울하다. 인구통계학을 근거로 세계 경제를 바라보는 이 책은 70~90년대까지 베이비붐 세대가 이끈 경제 성장이 반복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경고한다.


베이비붐 세대 이후 세대는 숫적으로 베이비붐 세대에 한참 못미치기 때문에 소비 자체가 과거보다 줄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대부분 이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아무리 정부가 돈을 쏟아부어도 경제 성장은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 이어지는 것도 인구 절벽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 해리 덴트의 주장이다.



인구 절벽이 몰고올 파장은 엄청하다. 2008년 금융위기를 뛰어넘는 경제위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2014년말부터 2019년말까지 최악의 인구구조적 변화와 지정학적 주기가 겹치면서 2010년대 후반부는 2008년에서 2009년에 나타났던 경기 침체보다 경제가 더 악화될 것이다. 인구 구조의 변화로 인한 최악의 경제 추세는 지금부터 2018년 사이에 닥칠 것이다. 미국 경제는 2015년초에 한차례 크거나 작은 붕괴를 경험하고 2017년말부터 2019년말 사이 또는 늦어도 2020년초에 또 한차례 붕괴를 겪을 것이다."


책에서 일본은 인구 절벽이 부르는 비극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국가로 꼽힌다


"세계 각국 정부는 일본의 사례를 연구해야 한다. 떠오르는 태양으로 알려졌던 일본은 1989년부터 1996년말까지 인구 절벽 이후 끊임없이 경제 시스템에 돈을 쏟아부으며 대규모 부양책에 나섰으나 양적완화 규모를 세배 이상 대폭 늘린 2014년까지 기적적인 회생은 차치하고 여전히 베개에서 머리조차 들어 올리지 못하는 환자 신세다. 일본은 높은 부채 비율과 끝없이 계속되느 인구 구조의 둔화 추이를 감안할 때 결코 정상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2018 인구절벽이 온다'가 나온 것은 2014년인데, 지금도 저자의 주장이 유효한지는 모르겠다. 저자와 달리 지금의 일본 경제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이에 대해 저자는 자신의 전망이 몇년은 틀릴지 몰라도 큰틀은 바뀌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저자의 눈에 일본의 미래는 없다.


한국은 어떨까? 역시 우울하다.


"한국은 일본이 22년 앞서 그랬던 것 같은 경제 기적을 이뤘지만 2010년부터 소비가 정점에 도달해 2018년까지 정점에서 정체됐다 이후 급격한 인구 절벽 밑으로 떨어질 것이다. 이 과정은 일본이 22년 전에 겪었던 것이다. 한국은 에코붐 세대가 거의 없어 일본보다도 상황이 더 암담하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버블은 꺼질 수 밖에 없고, 그로 인한 타격은 세계 경제 전체를 뒤흔들 것이라고 저자는 경고한다. 그리고 현재 G2인 중국은 결코 G1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중국은 엄청난 재난을 향해 곤두박질치고 있는데, 세계는 그것을 보고 환호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중국은 비정상적인 규모의 인프라 버블을 만들어냈다. 중국은 세계에서 부동산 가치가 가장 고평가됐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저축률과 부동산에 대한 중국 국민들의 열광이 이같은 버블을 만들어냈다. 공실률이 24%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시도 중국에 있다. 중국의 공식률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1000만명, 많게는 수억명이 도시에서 빠져나가 자신이 원래 살던 곳인 농촌으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될까?
중국은 미국보다 인구가 거의 네배 가까이 많음에도 향후 수십년간 GDP에서 미국을 앞서지 못할 것이다. 중국은 우선 과잉 건설로 인한 버블 붕괴를 경험할 것이고 그런 다음 도시화 속도가 둔화될 것이다. 인구 구조적 추세마저 2025년 이후 아래로 꺽이게 되면 성장세가 더 둔화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경제 규모가 거의 미국에 근접해갈 가능성이 높고 앞으로 수십 년간 확실한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다만 중국은 많은 시간이 흐른후 아마도 2070년 무렵에 인도의 강력한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전망의 근저에는 중국이 2015년에서 2025년 사이에 최대 인구 집단의 소비가 정점에서 정체된후, 신흥국 가운데 가장 먼저 인구 절벽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의 인구는 미국이나 많은 북유럽 국가들보다 더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다. 중국은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정부 주도의 버블 붕괴 사례로 위상이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간의 과잉 건설을 흡수하는데만 10년 이상 걸릴 것이다. 하지만 2025년 이후 과잉 투자를 흡수한 다음에는 급격하게 인구 절벽 아래로 떨어져 결코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할 것이다.


인구절벽의 시대, 부동산 버블은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도 저자가 강조하는 포인트.


불행하게도 나는 인구구조적 분석과 버블에 대한 연구 결과를 감안할때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줄 수가 없다. 우리는 현대 역사상 가장 거대한 부동산 버블을 목격했다. 이 버블은 저금리와 유례없이 방만한 대출, 역사상 가장 인구가 많은 세대의 수요로 폭발했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는 이미 끝났거나 거의 끝났다.


저성장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뉴노멀이 시대를 상징하는 키워드로 통하는 요즘이다. 인구통계학적으로 베이비붐 세대가 이끈 세계 경제의 호황을 다시 보기 힘들 것이라는 해리 덴트의 주장도 뉴노멀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해리 덴트는 이런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경제 성장을 일궈보겠다고 정부가  돈을 쏟아붓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를 넘어 혁신의 가능성을 말살시키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런만큼 그는 케인즈식 정부 개입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이다. 케인즈 경제학 지지자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에 대해서도 공격을 서슴치 않는다.


버블을 터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터지게 놔둬야 새로운 혁신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그걸 막겠다고 정부가 양적완화 정책을 펴는 것은 미래를 희생하며 현재를 연명하는 것 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부채와 고령화는 최악의 조합이다.


해리 덴트의 주장이 국내외에 얼마나 호소력을 얻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인구통계학의 관점으로 세계 경제를 바라보는 그의 시각은 그럴듯 해 보인다. 하지만 정부 역할을 인정하지 않는 극단적인 시간 근본주의 뉘앙스가 곳곳에서 풍겨 좀 불편한 감은 있다.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장하준 교수나 조지프 스티글리츠 같은 학자들이 그의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진다.


그는 최근  2019 부의  대절벽이라는 책도 내놨는데, 피할수 없는 거대한 붕괴가 시작된다는 부제가 붙은 것을 보면 2018 인구 절벽이 온다에 담긴 메시지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내친김에 2019 부의 대절벽도 한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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