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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Dec 17. 2017

가솔린 vs, 전기자동차, 산업판 100년 전쟁의 역사

[미디어앤톡]100년전 전기자동차 몰락의 교훈

테슬라를 통해 전기자동차는 차세대 차량 혁신을 이끌 핵심으로 부상했다. 전기자동차가 결국은 가솔린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언제부터인가 대세로 통하고 있다.


얼핏보면 가솔린자동차는 나온지 거의 100년이 됐고, 전기자동차는 테슬라를 통해 시장에서 본격적인 관심을 끈 것 처럼 보이지만 전기차와 가솔린차의 대결 구도는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다. 



송경모 미라위즈 대표가 테크M 12월호에 쓴 '100년전 전기자동차 몰락의 교훈'이라는 글을 보면 20세기 초에도 가솔린과 전기차는 자동차 시장의 패권을 놓고 승부를 벌였다. 일부 내용을 공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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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유럽과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증기자동차, 전기자동차, 가솔린자동차가 거의 대등하게 경쟁하고 있었다. 형태는 조금씩 달랐지만, 결국 마차에서 말을 제거한 자리에 무엇을 얹을 것이냐의 문제였다. 증기자동차는 속도가 빨랐고 가격도 저렴했다. 1906년에 달성한 속도 기록은 시속 127마일(약 203km)이었다. 그러나 시동을 위해 물이 끓기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고, 물을 보충하기 위해 자주 정차해야만 했다. 전기자동차는 깨끗하고 조용했다. 증기자동차보다는 느렸지만 가솔린자동차보다는 빨랐다. 그러나 장거리 운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충전소도 충분히 보급되지 않았던 만큼 쉽게 극복하기 힘든 장벽이었다. 추운 날씨에서는 배터리 성능이 저하된다는 문제도 있었다. 가솔린자동차는 더럽고 냄새가 나고 시끄러웠다. (아직 전기시동장치가 발명되기 전) 시동을 걸기도 번거로웠다. 하지만 한 번 주유로 장거리를 운행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가격도 전기자동차에 비해 저렴했다. 전기차와 달리 추운 날씨가 운행 성능에 별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다. 


3가지 방식 모두 저마다 장점과 단점이 있었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기호와 경제력에 맞춰 가장 적당한 차를 선택해야 했다. 초반 판세는 전기차에 유리한듯 보였다. 깨끗하고 환경친화적이라는 것이 강점이었다.


 "그때만 해도 기차를 제외하고는 사람들이 장거리와 속도에 익숙하지 않았다. 더구나 자동차는 소수의 경제력 있는 상류층이 주 고객이던 시절이었으므로 전기차의 비싼 가격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다. 1904년 당시 뉴욕, 시카고, 보스턴 시내를 운행하는 자동차의 3분의 1이 전기차였다." 


그러나 전기차의 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배터리 용량 문제로 장거리 운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단거리 운행을 위주로 하는 택시 사업에 주로 택시됐다. 전기자동차 택시는 1896년 뉴욕에서 처음 등장했다. 자동차 판매 시장과 별도로 택시 시장은 뉴욕에서 10년 넘게 성업했다. 1899년 당시 뉴욕에서 운행되던 전기택시는 60여대로 알려져 있다. 전기택시는 정류장을 떠나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전기가 다 떨어질 때쯤 돌아와서 새 전지로 갈아 끼우고 다시 출발했다. 1902년에는 전기트럭도 등장했다. 1906년에는 전기차공업협회까지 설립됐다.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증기차나 휘발유차가 아니라 전기차가 미래의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전기차의 지위는 두 가지의 결정적인 결함 때문에 항상 위태로웠다. 하나는 장거리 운행이 불가능하다는 것, 또 하나는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었다. 결국 휘발유 자동차가 이 약점을 공략하기에 이르렀다."


송 대표에 따르면 가솔란 자동차는 100년 자동차 대권 경쟁의 초반 레이스때만 해도 가장 뒤쳐져 보였지만 1910년대를 기점으로 전세를 역전시켰다. 전기시동장치 개발과 도로망 확충과 주유소 보급이 결정적인 계기였다. 이를 기반으로 가솔린자동차는 시장을 통일했다. 1920년대 포장도로 본격 보검급, 유전 개발로 인한 가솔린 가격 하락,  전기 시동 장치 개발, 대량 생산 시스템 등장, 1차 세계 대전으로 인한 군수용품으로 대거 공급되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가솔린자동차는 마침내 전성기를 구가하게 된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지금 벌어지는 전기자동차와 가솔린 자동차 대결 구도는 두번째 승부인 셈이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전기자동차 대세론이다. 시간이 가면서 결국 전기차가 가솔린차를 대체할 것이란 설명이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에 따르면 전기차는 2040 년에 전세계적으로 신차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며, 모든 경량 차량(light duty vehicle)의 3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자동차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예상보다 빨라 커지고 있으며, 2020년께 판이 바뀌는 변곡점이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한 송경모 대표는 조금은 신중한 듯 보인다. 당분간은 가솔린과 전기차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차량이 대세가 될 것이란 입장이지만 어떤 플랫폼이 시장을 통일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100년 가까운 기간에 걸쳐 구축된 가솔린자동차 생태계가 그리 쉽게 사라지기는 힘들다. 그동안 휘발유 엔진 차량에서 경험한 온갖 느낌과 그것을 중심으로 형성된 사회, 경제, 문화 구조에 길들여진 상태에서 갑자기 벗어나는 것은 실로 큰 충격이다. 부릉부릉하는 소리에 익숙했던 귀가 갑자기 적막한, 너무나도 적막한 전기차의 분위기에 익숙해지고 휘발유차의 기어변속과 가속 페달에서 느꼈던 것과 전혀 다른 감각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아직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연료전지 자동차(수소차 등)가 어느 날 갑자기 과거 가솔린차가 그랬던 것처럼 전혀 예상치 않은 곳에서 장벽을 극복하고 대세를 장악할 가능성도 있다.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영웅적 혁신 경영자는 종종 전혀 예상치 곳에 숨어 있다가 등장한다. 마치 100년 전 헨리 포드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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