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시진핑을 말하다를 읽고. 중간중간에 해독 불가인 내용이 적지 않다.
첨 들어보는 중국 철학자 이름에(대표적으로 왕꾸어웨이), 같은말을 좀 어렵게 하는 듯한 도올식 표현까지..
그래도 느낄 수 있는건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에 대해 도올이 나름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나름의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의 정치 시스템을 선거와 정당정치에 기반한 민주주의 이후의 모델로 보는 듯한 시각도 엿보인다. 책만 놓고보면 도올은 선거 제도, 특히 미국과 한국의 방식은 고단한 이들의 삶의질을 향상시킨다고 보는것 같지 않다.
오히려 시진핑과 같은 인물이 최고권력자가 될 수 있는 중국식 정치 시스템을 주목하는 모습이다.
"나는 시진핑을 맑시즘의 시각에서 바라보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그의 분투가 흔히 그를 흠집내려는 세계 언론의 질타와는 다른 차원에서 인류사에서 새로운 민주의 가치를 장조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것도 중국의 인문정신의 발로로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하리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면서 조심스럽게 그를 관망하고 있는 것이다."
도올은 왜 시진핑에 대해 오버액션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듯한 기대를 하는 것일까?
"내가 시진핑이라는 중국의 영도자를 하나의 정치샘플로서 논한 아주 단순한 이유는 바로 왕꾸어웨이가 말한 인생3중경계의 제3경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나라의 선거제도와 같은 정치의 장에서 대통령이 될 생각이 전혀 없었던 사람이 문득 맥견회수 해보니 대통령이 되어 있더라"라는 식의 상황이 가능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시진핑은 아주 우발적으로 형성된 이상적 상황의 특별한 결과의 산물이라고 쳐도 중국의 정치적 리더는 선거라는 매카니즘에 매달리는 대신, 치세경륜에 관한 보편적 가치에 자신을 헌신할 수 있는 여유를 얻는다. 그것은 민의에 충실하는 것이며, 대의를 구현하는 것이며, 공의를 창도하는 것이다. 주석이 되겠다고 발버둥치는 것이 아니다."
도올의 눈에 미국식 민주주의는 한계를 노출한 시스템이다. 선거제도 없이도 10년에 한번씩 권력이 교체되는 중국식 시스템이 민생에는 나을 수 있다고 보는건가..
"미국 공화당의 공식 대통령 후보로서 트럼프와 같은 저질적 수순의 인간이 뽑힐 수 있는가 하는 묹는 미국의 정치체제의 비인간성, 비합리성, 폐쇄성을 말하기 전에 미국 사회의 도덕성의 토털한 붕괴를 예증하는 것이다. 트럼프를 말하지 않아도 힐러리로 우리의 관심을 돌려보아도 힐러리에게서 트럼프보다 확고하게 위대하다고 말할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을 우리는 발견한 적이 없다. 할수 없이 힐러리이지, 그녀에게 열광적인 충심의 지지와 기대를 보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힐러리는 우리나라 남북문제에 관해서도 대결구도중심의 매우 천박한 견해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책 읽고 생긴 궁금증 하나.도올이 왜 중국식 시스템을 양극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과 한국 사회 구조하고만 비교했을까?
한국의 추구해야할 모델과 관련해 독일이나 스웨덴 같은 유럽 국가들이 논의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미국보다는 독일이나 스웨덴 같은 유럽 국가들과 비교하는 것이 국내 독자들에게 현실적으로 다가가지 않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