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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Dec 05. 2016

TV수신료, 1만2천원이 합리적이다?

서울대 공대 교수들을 인터뷰한 책 ‘축적의 시간’에는 한국 콘텐츠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KBS TV수신료를 1만2천원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서울대 이병기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의 주장이 실려 있어 눈길을 끈다.


현재 한국에서 논의되는 TV 수신료 인상안은 4천원이다. 4천원도 KBS 공공성 이슈로 인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감안하면 이병기 교수의 주장은 꽤나 도발적이다.


“현재 2천500억원인 TV 수신료를 크게 인상해야 합니다. 외국의 경우와 국내 신문 구독료 등을 감안할때 1만2천원까지 올리는 것이 적당하다고 봐요. 물론 한번에 올리는 것이 아니라 연차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국민에게 양해를 구한 후에 올려야겠죠. 외국의 경우 일본은 2만원이 넘고, 영국은 3만원이 넘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우리는 1980년대초에 정해놓은 2천500원 금액이 30년 넘도록 그대로에요.”


이병기 교수가 무턱대고 수신료를 올리자는 의미는 아니다. 나름의 가이드라인과 방향성이 있다.


“저는 1만2천원을 내는 대신 KBS가 광고를 못하게 하고, 정말로 대한민국의 문화를 대변하는 콘텐츠를 생산하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NHK나 BBC처럼 말이죠. 그러면 광고주들은 광고가 허용되는 다른 방송국들로 향할테니 다른 방송들도 같이 혜택을 볼수 있을 겁니다. 정부가 이런 식으로 국민에게 TV 시청료 인상의 필요성을 설득하라는거죠. 그래야 방송이 발전하고, 한류 열풍이 세계적으로 퍼져 나가고 우리나라가 문화 강국이 되는 겁니다.”


현실적으로 정부가 KBS 수신료 인상에 대해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앞으로 바뀔 수도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선 욕얻어먹기 십상이다. 달라졌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 뒤야야 수신료 인상론이 먹혀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병기 교수는 축적의 시간에서 개별 콘텐츠가 아니라 채널 단위의 콘텐츠 수출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디즈니나 BBC처럼 채널을 팔아야 콘텐츠 경쟁력을 제대로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해외에 수출된 한국 채널은 한두개에 불과합니다. 이것이 한국 콘텐츠 수출 경쟁력의 실상입니다. 대장금 드라마 하나는 단편적으로 팔리고 끝납니다. 계속해서 수출이 일어날 수 없죠. 그래서 채널을 만들어서 세계 각국에 내보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채널을 양질의 콘텐츠로 채워야 하고, 그런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문화 강국이 된다는게 다른게 아닙니다. 우리나라 콘텐츠가 세계 각국에 팔려나가서, 세계의 시청자들이 우리나라 콘텐츠를 시청하게 될때 우리가 문화 강국이 되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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