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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Feb 10. 2018

고대 도시들에 비친 성공하는 스마트시티의 조건

[북앤톡]미래의도시:스마트시티는 어떻게 건설되는가?

문재인 정부 들어 스마트시티가 중량감 있는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미 국가 차원에서 스마트시티를 키우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있다. 여기저기에서 스마트시티, 스마트시티하는 얘기가 쏟아진다. 


그런데 사실 스마트시티 만큼, 아리까리한 말도 없다. 스마트카, 스마트홈과 비교했을 때 스마트시티가 갖는 애매함은 급이 다르지 싶다. 10명한테 스마트시티가 뭐냐고 물었을때, 각양각색의 대답이 나오지 않을런지...제대로된 스마트시티는 어떻게 구현해야 하나?로 질문을 바꾸면 대답의 다양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이렇게도 모호하고 애매한 스마트시티 관련 기획을 준비하느라 최근 이쪽저쪽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고, 틈틈히 자료도 뒤져보고 있는 중이다. 이를 종합하면 스마트시티라는 것도 결국 데이터에 기반한 도시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으로 보면 될것 같다. 


관건은 실행파일을 어떻게 만드느냐 하는 것이다. 스마트시티와 관련해 여러 전문가들의 글을 묶은 책 '미래의 도시: 스마트시티는 어떻게 건설되는가?'에 따르면 몇가지 키워드가 제시된다. 


중앙 통제식으로는 무리가 있다는 것, 플랫폼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 효율에만 집중해서는 안된다는 것,  도시 건설과 관련해 과거의 인식과 결별할 필요가 있다는 것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고전적 도시들의 유기적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미래의 스마트시티가 교훈을 삼을만한 내용을할 수 있다. 첫째 도시 전체 설계를 한곳에서 지휘한 도시는 관습이나 문화의 반영, 혹은 성공한 도시가 보여주는 다양성의 혼합 같은 주민의 필요에 맞게 완성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중앙 집중적으로 추진된 도시 계획에서는 주민들이 도시에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수없이 가정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현실에서 약간의 변화만 생겨도 문제가 일어난다. 그렇게 때문에 지난 몇십년간 지능형 주택에 대한 수많은 시도는 실패하고 말았다. 지능형 주택의 설계자들은 거주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어떤식으로 자신들의 일상 생활에 융합하고 싶어 하는지 수없이 잘못된 가정을 했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적응하기 위한 능력을 전혀 제공하지 못했다.
둘째 하향식으로 제시되는 미래에 대한 전망으로는 시민 계층이 지닌 거대한 잠재력을 못보게 되기 쉽다. 특별한 중심 주체 없이 이루어진 웹 기술의 발전이 사회적 상호 작용이란 측면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는 누구나 잘안다.  스마트 시티 건설에 필요한 기본 요소를 제공하면 처음부터 계획에 따라 완성된 형태의 도시를 건설하는 것보다 뛰어난 도시의 건설에 있어서 훨씬 창의적 결과를 만들어낸다. 뉴욕시가 후원하는 빅앱스 대회에서 발굴된 앱곽 한국 송도의 고해상도 화상회의 시스템 중 어느쪽이 더 효과적으로 활용되는지 비교해 본다면 진정한 혁신은 이래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효율에만 집중하다 보면 시민들이 추구하는 기본 목표인 사회적 결합, 삶의 질, 민주주의, 법에 의한 운용 등을 간과하기 쉽다. 기술을 이용해서 사회성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은 이런 목표와 동시에 효율도 중시하게 해준다. 예를 들어 도플러라는 이름의 앱은 여행 중의 탄소 배출량을 계산해서 사용자들에게 공개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생활 양식을 권장하는 효과가 있다.


시민들의 참여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시민들을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혁신의 원천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적으로 보면 누구나 이용하는 소형 개인용 기기와 사람들을 센서로 활용하는 편이 물리적 센서로 여기저기 부착해 놓는 방법보다 바람직할 것이다. 구글 지도의 교통 정보 기능이 좋은 예다. 구글은 모든 도로에 교통량 감지, 센서를 설치하는 비용이 많이 드는 방법 대신, 익명 정보 제공에 동의한 수많은 사람들의 스마트폰에서 최신 실시간 정보를 받아 교통량과 정체 등을 파악한다. 이 정보는 운전자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전해져 스마트폰 지도앱에 표시된다. 구글은 자생적 플랫폼이 아니지만, 이 사례는 사용자들이 얻어낸 정보를 활용하면 도시의 기반 시설 활용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잘 보여준다.
시민이 주체가 되도록 하는 또 다른 방법은 건물, 광장, 심지어 조작 같은 상징물에도 센서와 모터를 설치하는 것이다. 이런 기기들을 통해 길 가는 행인들은 도시의 행동 양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 에를 들면 스페인 사라고사 시에 있는 공공조작 디지털 워터 파빌리온의 벽은 시민들이 조작하고 그에 반응하는 분수로 되어 있다. 누군가 그 사이로 걸어가면 물이 멈추어 보행자들은 물에 젖지 않고 걸어다닐 수 있다.

얼마전 스마트시티 관련 연구를 하는 어떤 분과 지속 가능한 스마트시티를 주제로 인터뷰를 했다. 이분은 기술 중심의 접근만으로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주민들의 참여, 협업, 멘토링 등 소셜 인프라가 받쳐줘야 지속 가능한 스마트시티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도시에 대한 인식에 있어 과거와의 결별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들렸다. 미래의 도시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볼 수 있다. 


도시가 성장하려면 시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에 더욱 의존해야 한다는 사실은 지능적이면서 다양하게 연결된 미래 공동체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어떤 식으로 설계되고, 건설되어야 할지를 지금까지오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필요성을 알려준다. 시민들의 일상을 가능한 지능적 방법으로 만드는데 자발적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도시의 실질적 구성 요소인 공동체는 더욱 지능형으로 진화할 수 있다.


미래의도시에 언급된 키워드를 보면 스마트시티를 제대로 하면 지금까지 한국이 추진해왔던 도시 건설 접근법과는 거리를 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현재까지 정부 정책만 놓고보면 기술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다는 생각도 들고...아무튼 주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플랫폼적 접근, 민간 기업들과의 협력, 스마트시티 관련 사회적 기업 육성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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