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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Apr 23. 2018

기업들에 준 내 데이터를 돈으로 돌려받으면 얼마나 될까

[미디어앤톡]월스트리트저널 칼럼에 대한 단상

페이스북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이 확산되면서 거대 인터넷 회사들이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개인 데이터를 가져가는 관행이 도마위에 올랐다. 


인터넷 회사들이 이제 데이터를 제공하는 사용자들에게 대해 금정적인 보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시카고대학의 에릭 포스너 로스쿨 교수,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원으로 예일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글렌 바일 박사도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쓴 칼럼을 통해 이같은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은 사용자들은 페이스북, 구글, 인스타그램 등의 소비자가 아니라  서비스의 공급자, 보다 정확하게 말하며 이들 서비스의 노동자라고 규정했다.


거대 인터넷 회사들은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고 운전 중 구글 맵스를 사용하고,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미지를 인식하고 언어를 번역하고 운전자들에게 목적지까지 가는 가장 빠른 경로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광고주와 소비자를 매칭시키고 엄청난 수익을 챙긴다.


그동안 사용자들이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신 자신의 데이터를 주는 것은 정상적인 거래로 통했다. 하지만 얼마전부터 이같은 관행은 사회와  경제의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좋지 않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포스너 교수, 바일 박사도 무료 서비스와 개인 정보의 기브앤테크이는 소비자나 사회는 물론 테크 기업들에게도 좋지 않다고 강조한다.


사용자 개인정보가 돈으로 얼마의 가치를 갖는지 측정하는 정확한 기준은 없다. 


2013년 12월 스펙테이터(spectator) 보도를 보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1년에 사용자들이 5000 파운드의 가치를 갖는 데이터를 무료로 뿌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포스너 교수, 바일 박사에 따르면  기업들이 사용자들로부터 가져가는 데이터에 돈을 지불할 경우 인터넷 사용자들은 요즘 1년에 수백달러를 벌고 있을 수도 있다.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필요로하는 AI 시스템 경제가 계속 확대되는 만큼, 데이터를 통한 개인 사용자들의 수익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상황이 테크 기업들에게 꼭 나쁜것만은 아니다. AI가 대규모 실업을 유발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테크 기업 경영진들은 증세를 통한 기본소득의 도입을 옹호하는 입장이다. 기업들에게 데이터를 제공하는 사용자들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한다면 기본소득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압력도 완화될 수 있다.


사용자들에게 보상한다면 보다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은 데이터 품질 향상을 위해 사진에 주석을 다는 직원 등을 별도로 두고 있는데, 이같은 작업을 직접 하는 사용자들에게 보상을 더 해주는 방법을 생각해 볼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데이터 품질은 향상되겠지만 기업들의 수익성은 악화될 수 있다.


포스너 교수, 바일 박사는  기업들이 노동으로서의 데이터(“data as labor)를 거절한다면 시장의 압력을 통해 설득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데이터 에이전트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페이스북에 직접 회원가입을 하지 말고 데이터 에이전트를 거치라는 것이다. 데이터 에이전트는 사용자들을 대신에 페이스북과 임금과 사용 조건을 협상한다. 페이스북이 합리적인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거젏라면, 데이터 에이전트는 파업 또는 보이콧을 할 수 있다.


얼핏보면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상론 같지만 기업들에 기업 정보에 대해 보상해야 한다는 주장하는 이들은 예전부터 있어왔다. 컴퓨터 과학자이자 철학자인 재런 러니어가 대표적이다.


그는 자신의 책 '미래는 누구의 것인가'를 통해 어떤 사람이 말하거나 행하는 것이 데이터베이스에 조금이나마 기여하여 기계 번역 알고리즘이나 시장 예측 알고리즘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면  기여의 크기와 기여로 인한 가치에 비례하여 그 사람에게 나노지불이 이뤄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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