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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Dec 25. 2016

못사는 사람이 계속 보수정당 찍는 이유-2

조지 레이프코의 자유전쟁-코끼리는 생각하지마를 읽고

많은 이들이 말한다. 못사는 사람이, 선거에서 보수 정당 찍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합리주의 관점에서 못하는 사람이 보수 정당 찍는 건 자기 이익을 외면하는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자기 존재를 배반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지과학 관점에선 못하는 사람이 보수 정당 찍는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비합리적인 소비가 있듯, 비합리적인 투표도 있게 마련이다. 인간은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건 인지과학의 세계에선 참보단 거짓에 가깝다. 뇌의 지배를 받는 사람의 행동이라는 것이 그런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만큼, 합리주의 관점으로 선거 전략을 짜는건 필패로 이어질 수 있다. 인지과학자이면서 진보주의 성향인 조지 레이코프가 쓴 책 '코끼리는 행각하지마', '자유전쟁'에 담긴 핵심 메시지다.  두 책 중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를 먼저 봤는데, 당시 정리한 짧막한 후기 링크도 공유한다.  못사는 사람이 계속 보수정당 찍는 이유



레이코프에 따르면  사람들은 반드시 자기 이익에 따라 투표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따라 투표한다. 자신의 가치관, 자기가 동일시하고 싶은 대상에게 투표한다. 사람들이 언제나 단순히 자기 이익에 따라 투표한다는 가정은 심각한 오해다.


정치적 성향은 일반적으로 진보(좌파)와 보수(우파)로 분류된다. 너는 진보냐, 보수냐고 라는 질문을 받으면 앞에 '중도'라는 글자를 붙이기도 하지만 많은 이들이 진보와 보수 중 하나를 선택한다.


그러나 사람의 정치적 성향이라는게  칼로 무자르듯, 진보와 보수 하나로 짝 잘라 말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비율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진보와 보수의 피가 섞여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조지 레이코프는 이런 이들 이중개념주의자라고 부른다.


그들은 두 모형 모두 능동적으로 사용하긴 하지만 그들이 이들 모형을 적용하는 삶의 영역은 다르다. 이중 개념 주의자들은 집에서는 엄격하지만 일터에서는 자애로울 수 있다. 또는 반대로 집에서는 자애롭지만 일터에서는 엄격할 수 있다. 집에서는 엄격한 아버지지만 노동조합 정치에서는 자애로운 비사무직 노동작인 경우도 많고, 집과 정치적 신념에서는 자애로우면서, 교실에서는 엄격한 교수들도 많다. 어떤 이들은 경제적으로는 진보적이면서 사회적으로는 보수적이거나 반대로 경제적으로는 보수적이면서 사회적으로는 진보적일 수 잇다. 또한 국내 정책에서는 진보주의자이나 외교 정책에서는 신보수주의자일 수도 있다.


레이코프에 따르면 이중개념주의자가 유권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정치판에서, 보수층 공략을 위해 진보세력이 보수적인 색깔을 강화하려 하는 것은 확률높은 승부수가 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외연을 확장한다는 명분아래 보수적 메시지를 전진배치한는 것은 오히려 경쟁상대를 이롭게 할 뿐이다. 합리적의적 관점에서 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인지과학의 세계에선 먹혀들기 힘든 방식이다.


민주당 후보에 대한 합리적의자의 처방은 만일 당신이 더 많은 유권자의 지지를 받고 싶다면, 오른쪽으로 이동하라!이다. 이것은 비극적 이동일 것이다. 첫째 이 조치는 상대편을 도와준다. 해당 쟁점에 대한 상대편의 입장을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둘째 이 조치는 당신이 의지하고 있는 진보적인 원래의 지지 기반을 소외시킨다. 셋째 이 조치는 진보주의 세계관과 극우보수주의 세계관의 도적적 경계선을 넘어,선다. 당신이 신뢰하는 가치에 충실하려면 보수적인 도덕관을 단언해서는 안된다.


대안은 결국 자신의 메시지로 시장을 확대하라는 것이다. 진보와 개혁을 표방하는 정치세력이라면 진보와 개혁의 메시지를 갖고 이중개념주의자들의 DNA에 있는 진보적인 부분을 터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수는 이런걸 잘하는데 진보는 합리성을 너무 강조한다는 것이 레이코프의 지적이다.


너무 합리적이고, 거룩한 메시지로 보수에 가까운 이중개념주의자들의 진보 DNA를 터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부시 대통령이 세금구제라는 프레임으로 감세 정책을 띄운 것처럼  진보세력도 이중개념주의자들을 파고들 수 있는 프레임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조지 레이코프의 주장이다. 강준만은 진보 개혁 세력의 싸가지를 언급했지만 싸가지 있게 행동하는 것만으로 진보 세력의 지분이 커질 것 같지는 않다.너


조만간 한국에선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된다. 정당과 세력들간 언어와 프레임 전쟁도 가열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일부 정치인들이 외면 확대를 위해 보수층 공략을 위한 솔루션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고, 일부는 선명성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맞설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조지 레이코프는 어떻게 얘기할까?이


 '자유전쟁'에 언급된 아래 부분이 일부 대답이 될 것 같다.  


"당신의 도덕성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당신의 도덕 체계 언어를 사용하라. 즉 당신이 골수 지지자에게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언어를 사용해 중도파를 설득하라"


설득을 위해서는 사실을 갖고 상대방의 메시지를 공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중개념주의자들의 뇌에 밖힌 프레임을 교체해야 한다.


인지과학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상식을 정의하는 프레임은 뇌속에 물리적으로 예시된다. 뇌속의 어떤 물리적 구조(한 프레임)와 일치하지 않는 어떤 사실을 들었을 때 그 물리적 구조는 남고 사실은 무시되거나 그럴듯한 해명과 함께 사라져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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