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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Jul 22. 2018

아마존을 위협할 키워드로 대화와 P2P를 꼽은 까닭은

[북앤톡]아마존미래전략2022를 읽고

다양한 분야에서 파괴자로 부상한 아마존을 견제할 수 있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아마존처럼 싸워서는 아마존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다. 


아마존과 다른 방법으로 상대해야 그나마 승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데, 말이 쉽지 아마존을 압박할 수 있는 게임의 룰을 세운다는 것이 많은 기업들에겐 여전히 넘사벽이다. 그러나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달도 차면 울듯 지금은 천하무적 처럼 보이는 아마존도 언젠가는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점점 위력적으로 바뀌는 아마존을 조명한 책 아마존미래전략2022를 보면 앞으로 아마존을 위협할 수 있는 기업들이 갖게될 무기는 '대화'와 P2P로 요약된다.  대화와 관련해서는 라인이 선보인 스마트 스피커 웨이브를, P2P와 관련한 일본 C2C 커머스 회사인 메루카리를 주목했다. 저자가 웨이브를 언급한 것은 아마존 에코와는 또 다른 즐거움과 사용성을 제공해줄 스마트 스피커가 탄생할 가능성 때문이다.


일본에서 라인 메신저는 스마트폰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높게 평가되면서 급성장을 이루었다. 즉 라인은 커뮤니케이션 도구라는 특정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웨이브가 커뮤니케이션 진화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아마존 에코를 상회하는 인기를 차지하는 미래가 있을 법하다.
라인이 일본내 이용율 90%에 육박할 정도로 보급된 이유는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도구에 비해 가볍고 스트레스 없이 사람과 사람이 평소 대화할떄와 똑같은 편안함과 속도감을 실현했기 때문이다. 분명 여기서 한발 짝 더 나갈 수 있다. 앱을 따로 띄울 필요 없이, 이모티콘을 입력할 수고를 들일 필요도 없이, 방안에서 단지 말을 걸기만 해도 멀리 있는 친구나 가족과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면, 어떨까?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하는 스마트 스피커가 있다면 스마트폼 플랫폼인 아마존 에코 이상의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어디까지나 가설이지만 아마존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가장 유력한 방법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대화는 향후 AI 시대와 블록체인 시대에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개념이다. 본래 사람 대 사람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할 것이며, 특히 세계가 집권형에서 분산형으로 변화해가는 중에서는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메루카리의 경우 블록체인 바람을 타고 부상한 분권과 P2P라는 개념이 강조됐다. 메루카리는 개인적으로 처음 들어보는 회사인데, 책을 보니 기술도 그렇고 기업 문화도 나름 탈중앙화된 회사인 것 같다.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는 아닌것 같고.


아마존과 알라바바에 대적할 신경제권을 창조할 기업이 향후 10년안에 일본에서 등장한다면 주인공은 메루카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메루카리는 벼룩시장 앱과 C2C 기업으로 유명한데, 본질은 P2P 플랫폼 기업이라고 파악할 수 있다. 메루카리가 P2P 플랫폼 기업으로서 가능성이 큰 이유는 야마다 신타로가 인터넷은 본래 각 개인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것임을 재차 강조하면서 개인과 팀의 능력을 중시한 사업 전개에 강하게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업 4년만에 시가 총액 1000억 엔 이상이 넘는 경이로운 사업 속도 또한 개인과 팀의 강점을 이끌어내어 피어 투 피어라는 수평적이고, 새로운 관계성을 벼룩시장 앱이라는 형태로 사업화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메루카리에는 야마다 CEO의 뛰어난 하향식 리더십도 있지만 상향식 리더십도 존재한다. 문화적 혁신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시대의 문화 브랜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다. 거기에 아마존이나 알리바바에 대적할 신경제권을 창조하는 일본 기업으로서의 장래성이 만들어지고 있다. 여기서 설명한 아마존과 알리바바에 대한 메루카리의 경쟁 우위가 향후 이들 기업과 경쟁하게 될 기업의 커다란 관건이 될 것이다. 차세대 비즈니스의 핵심은 비중앙집권형이자 분산자율형이 특징인 블록체인이라는 견해가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블록체인과 융합성이 높은 C2C 기업 메루카리가 P2P 플랫폼까지 구축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를 C(소비자)보다는 P(개인), 고객을 개인으로 파악함으로써, 단순한 기능적 가치 뿐만 아니라 정서적 가칙, 나아가 정신적 가치까지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루카리를 보면 탈중앙화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요즘 탈중앙화와 중앙화를 둘러싼 논쟁이 여기저기에서 벌어지고 있다. 둘을 뭐가 무조건 좋다 식으로 구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탈중앙화가 좋은 것고 있고, 중앙화가 좋은 것도 있을 것이다. 중앙화가 어울리는 곳에 탈중앙화 갖다놓고 탈중앙화로 가야 한다고 외쳐봤자 여러 사람들에게 부담만 줄 것이다.


그럼 탈중앙화를 하면 뭐가 좋은가? 개인적으로는 피어라는 키워드를 주목하는 편이다. 투명성과 신뢰도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의 가치일수 있겠으나 나는 탈중앙화를 통해 센터에 집중된 힘이 피어로 분산될 수 있고, 피어가 탈중앙화를 통해 예전보다 많은 권한을 행사하고, 성과를 공유할 수 있다면 조금 불편해도 탈중앙화는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우버 서비스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탈중앙화를 선언했다고 해서 여전히 택시 기사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힘을 행사하고 생태계을 많은 것을 혼자서 들었다 놨다 한다면, 그건 의미있는 탈중앙화가 아닐 것이다. 기반 기술이 바뀌는 수준의 변화일 뿐이다. 피어들에게 힘을 부여하고, 적절한 인센티브 시스템을 설계하고 제공한다면 중앙화된 서비스와는 다른 무언가를 만들수 있을 것도 같지만, 현실속에서 이게 제대로 돌아갈지는 좀더 지켜봐야할것 같다.


저자는 메루카리에 대해 사용자를 고객이 아니라 개인으로 바라보는 회사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좀 아쉬운 감이 있다. 자료를 추가로 찾아보고 의미가 있다고 판단되면 메루카리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로 정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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